이효리, 비, 유재석. 조합만으로 모두가 환호하게 했던 MBC TV 예능 '놀면 뭐하니?'가 다소 정체기로 접어든 분위기입니다.
여름 가요 시장을 겨냥한 혼성 그룹 '싹쓰리' 프로젝트를 추진해온 세 사람은 지난 5월 30일부터 대장정을 시작해 오는 25일 드디어 데뷔를 앞뒀습니다.
데뷔에만 무려 두 달 가까이 소요된 상황이다 보니 초반의 신선함이 어느 정도 떨어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기는 합니다.
'깡 열풍'의 비에 이어 '평생 연예인' 이효리가 등장하면서 10%대(닐슨코리아)까지 치솟았던 시청률은 최근 8%대로 떨어졌습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속 이효리의 노래방에 따른 논란 이슈도 아예 영향이 없지는 않았겠지만, 그보다는 프로그램 자체의 동력이 저하된 상황으로 분석하는 게 더 적합할 것으로 보입니다.
세 톱스타가 뭉쳐 노래를 내는 만큼 음원과 안무 완성도가 어느 정도 확보돼야 하고, 당연히 물리적인 시간이 필요할 수밖에 없는 점을 고려하더라도 새로운 이야기가 별로 없고 신변잡기식 수다로 흐르는 모양새인 것을 부인할 수 없습니다.
정덕현 대중문화평론가는 오늘(15일) "프로젝트가 길어지면 처음의 긴장감이 떨어질 수 있다"며 "새로운 이야기가 담겨야 하는 부분이 있는데 '놀면 뭐하니?'는 음원이 나와야 하는 상황이라 어느 정도 시간이 걸리고, 그 과정을 채우기 위해 다른 것이 많이 들어가 있어서 전반적으로 늘어지는 느낌을 준다"고 말했습니다.
김헌식 대중문화평론가도 "'놀면 뭐하니?'가 새로운 시도를 많이 했는데 프로그램이 자리를 잡고 인기도 있다 보니 콘셉트와 캐릭터가 노출이 많이 된 상태"라고 짚었습니다.
그는 또 "의식적으로 사회적 메시지를 담은 '무한도전'과 달리 '놀면 뭐하니?'는 유재석 혼자 캐릭터 놀이를 하는 완전한 엔터테인먼트 예능이다 보니 결국 섭외력으로 콘텐츠를 채워야 하는 상황이 왔다. 그러나 섭외 자원도 뻔하다"며 "애초에 시즌제 등 컴팩트한 포맷을 취했어야 한다고 본다"고 분석했습니다.
그러나 '진짜 흥행'은 싹쓰리가 음원을 내고 나서부터라는 시각도 주를 이룹니다.
하재근 평론가는 "결과물이 얼마나 좋게 나오고 활동을 얼마나 활발하게 하느냐에 따라 다시 한번 프로그램에도 불이 붙을 수 있는 상황"이라며 "비와 이효리를 한자리에 모이게 한 기획 자체는 높이 평가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정 평론가도 "유산슬과 '대세'인 비, 이효리를 엮은 것은 분명히 좋은 아이템이고, 지난해 혼성그룹이 없었던 데다 복고풍의 뉴트로 문화 현상이 있는데, 싹쓰리가 코로나19로 침체한 가요시장을 '붐업'할 수 있다면 의미 있는 일"이라고 공감했습니다.
그는 "싹쓰리 음악뿐만 아니라 이들이 거론하는 노래들까지도 다시 음원 차트에 올라오는 상황이기 때문에, 이들의 파급력은 인정해야 한다"고 덧붙였습니다.
[MBN 온라인뉴스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