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천 구봉산 바람은 어떻습니까." (더불어민주당 조정식 정책위의장)
"아주 중요한 날이라 그런지 구봉산에도 시원한 바람이 기분 좋게 붑니다." (네이버 한성숙 대표)
문재인 정부 경제정책 기조의 대전환을 선언하는 자리가 된 어제(14일) 한국판 뉴딜 국민보고대회는 그 내용만큼 형식도 역동적이었습니다.
박원순 전 서울시장의 장례 일정으로 하루 미뤄진 이번 보고대회는 '코로나19 위기 극복'의 각오를 보여주는 데 심혈을 기울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한국판 뉴딜의 구체적 내용을 소개하는 시각 자료는 평소보다 더 웅장한 규모로 ㄷ자 모양의 3면에 노출됐습니다.
문재인 대통령의 기조연설에 이어 종합계획 발표에 나선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무선 마이크를 착용한 채 무대를 오가며 세계적 지식 콘퍼런스인 테드(TED) 강연을 연상하게 했습니다.
조정식 정책위의장은 한국판 뉴딜의 대표사업과 제도 개선 방향을 소개했습니다.
조 의장은 발표 중간에 강원도 춘천의 네이버 데이터센터인 '각'(閣)에서 기다리던 네이버 한성숙 대표를 화상으로 연결해 대화를 주고받았습니다.
한 대표는 "데이터의 가능성과 소중함을 잘 알기에 데이터를 통한 사회 발전에 기여하겠다"며 한국판 뉴딜의 한 축인 디지털 뉴딜을 선도하겠다는 의지를 밝혔습니다.
한 대표에 이어 현대 모터스튜디오에서 대기 중이던 정의선 현대차그룹 수석부회장도 조 의장과 대화했습니다.
정 부회장은 "미래차 등 친환경 산업은 현대차의 생존과도 관련이 있고 국가를 위해 중요하므로 반드시 잘 해내겠다"며 한국판 뉴딜의 또 다른 한 축인 그린뉴딜을 성공시키겠다는 의지를 다졌습니다.
이날 행사는 정세균 국무총리와 각 부처 장관을 비롯해 민주당 이해찬 대표와 김태년 원내대표, 박용만 대한상공회의소 회장 등 경제 5단체장, 김동명 한국노총위원장 등이 참석하는 등 노사민정이 머리를 맞댄 자리였습니다.
문 대통령은 보고대회 후 이뤄진 비공개 토론에서 "한국판 뉴딜의 성공 여부는 속도에 달렸다"며 이해관계 조정의 중요성을 강조했다고 강민석 청와대 대변인이 서면 브리핑에서 밝혔습니다.
문 대통령은 "일을 하다 보면 뜻밖의 곳에서 시간이 걸리는데 대부분 이해관계를 넘어서야 할 때"라며 "당정청이 이해관계 충돌을 예상해 선제적으로 이를 조정해 달라"고 당부했습니다.
그러면서 노사정 합의안을 도출해 낸 노사정 대표자 회의 등을 이해관계 조정의 사례로 들기도 했습니다.
민주당 이해찬 대표는 정부 부처에 한국판 뉴딜을 집약적으로 추진할 실행력을 주문했고, 정세균 국무총리는 "한국판 뉴딜이 성공하려면 적극 행정을 펼쳐야 한다"고 역설했습니다.
[MBN 온라인뉴스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