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출연] 박원순 후폭풍

【 앵커멘트 】
고 박원순 전 서울시장 사건의 후폭풍, 사회부 조경진 기자와 더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 질문1 】
정치권까지 파장이 확대되고 있는 모양새인데, 소위 박원순계 윤준병 의원의 발언도 지금 논란이 되고 있죠?

【 답변1 】
윤준병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SNS에 올라온 글입니다.

"순수하고 자존심이 강한 분이라 고소된 내용의 진위와 관계없이 고소를 당했다는 사실 자체만으로 주변에 미안함을 느꼈을 것"

"고인은 죽음으로 당신이 그리던 미투 처리 전범을 몸소 실천했다"

윤 의원은 서울시 행정부시장을 지내며 박 전 시장과 함께 일을 했던, 대표적 박원순계 인사로 통하죠.

평소 박 전 시장의 인품에 대한 언급을 한 것이라지만, 비판은 커졌고 윤 의원은 이를 해명하는 글을 올렸습니다.

"고인이 되기 전에 피해자에게도 미안하다는 말씀을 전해드렸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며 "피해자에게 더 이상의 2차 피해가 없기를 바랄뿐" 이렇게 말입니다.

민주당에서는 '공은 공이고 과는 과다'라며 성찰을 하는 분위기인데, 이런 상황에서 윤 의원이 찬물을 끼얹은 겁니다.


【 질문2 】
기류가 확실히 바뀐건데요.

어제 민주당에서는 수석대변인이 사과도 했잖아요?

【 답변2 】
어제 강훈식 대변인이 대독하는 형태로 사과 발표를 했죠.

▶ 인터뷰 : 강훈식 / 더불어민주당 수석대변인
- "예기치 못한 일로 시정 공백이 생긴 것에 대해 책임을 통감합니다. 피해를 호소하는 여성의 아픔에 위로를 표합니다. 이런 상황에 이르게 된 것에 사과드립니다."

이해찬 대표가 직접 하지 않은 것은 민주당이 느끼는 부담도 있는 것으로 보이는 대목입니다.

미래통합당이 국정조사와 특검, 청문회까지 주장하고 있는 상황이잖아요.

민주당도 사실 관계, 진위 파악에 대한 필요성은 느끼고 있는 기류, 이에 대해 이해찬 대표가 어떻게 나올지 지켜봐야 할 것 같습니다.


【 질문3 】
어제 여성변호사회도 성명을 발표하는 등 피해자 중심 원칙을 강조하고 있는데요.
사실 '미투 운동'이 2년 4개월 전 처음 시작된 게, 최초가 서지현 검사잖아요?

【 답변3 】
이번 사건이 벌어진 이후 서 검사의 발언에 관심이 모아진 것은 사실입니다.

현재는 법무부 양성평등정책특별자문관을 맡고 있죠.

서 검사는 그런데 어제 SNS를 통해 "한마디도 하기 어렵다"고 토로한 뒤에 오늘은 병가를 내고 출근하지 않았고, SNS 계정도 폐쇄된 상태입니다.

어제 SNS글에서 서 검사는 "함께 조문을 가자, 함께 피해자를 만나자, 네 '미투' 때문에 사람이 죽었으니 책임지라, 네 '미투' 때문에 피해자가 용기냈으니 책임지라고 말했다" 이렇게 적었습니다.

"한마디도 할 수 없는 페북은 떠나있겠다, 참으로 세상은 끔찍하다" 이렇게 밝힌 겁니다.


【 질문4 】
참 쉽지 않은 문제죠.
피해 주장 여성에 대해서는 '가짜 고소장'까지 퍼지면서 2차 가해까지 벌어지는 상황 아닙니까?

【 답변4 】
어제 기자회견에서 피해 주장 여성 측 변호인은 이 부분에 대해 강하게 짚고 넘어갔는데, 이야기 먼저 들어보시죠.

▶ 인터뷰 : 김재련 / 피해 주장 여성 측 변호인(어제)
- "(인터넷의) 그 문건은 저희가 수사기관에 제출한 그 문건이 아닙니다. 해당 문건을 유포한 자들에 대해서 적극적으로 수사해서 처벌해 달라는…."

가짜 고소장은, 고소장 형식의 문건에 피해를 주장하는 여성의 근무지와 근무 기간 등 적혀 있고요.

이를 토대로 인터넷에서는 고소인을 색출한다는 글들도 올라왔는데, 관련해 입에 담을 수 없는 댓글들도 많이 올라옵니다.

때문에 피해 주장 여성 측 변호인은 2차 가해를 우려, 문건을 유포한 가해자를 향해 허위사실 유포 등으로 경찰에 추가 고소장을 접수했는데요.

경찰은 오늘 오전에 피해 주장 여성을 비공개로 다시 불러 조사를 실시했습니다.

박 전 시장을 경찰에 고소한 지난 8일 받은 진술조사에 이어 두 번째 조사인 셈이죠.


【 질문5 】
하지만, 공소권 없음으로 종결되기 때문에 성추행 여부 진상규명은 어렵다는 거 아닙니까?
그러면 앞으로 어떤 방식으로 조사가 가능한 건가요?

【 답변5 】
피해 주장 여성 측은 지금까지 조사된 내용이라도 밝히라며 경찰을 압박하는 상황인데요.

그러면서 어제 기자회견에서 나온 이야기가 서울시 차원의 진상조사단을 꾸려달라는 겁니다.

불가능한 것은 아니지만, 피해 주장 여성 입장에서는 그동안 서울시 측에 이러한 피해 사실을 알렸지만 묵살 당했는데 과연 서울시 진상조사 결과가 나왔을 때 얼마만큼 인정할 수 있을지 부분은 물음표이기도 합니다.

그래서 아마도 진상조사단이 꾸려진다면 중립적인 역할을 해줄 수 있는 인물을 포함해 달라는 세부적인 논의가 이뤄질 가능성도 있습니다.


【 질문6 】
피해 주장 여성 측에서 유가족 등을 상대로 민사손해배상 소송을 하는 것도 고려사항이 되겠죠?

【 답변6 】
유가족이나 서울시를 상대로 가능합니다.

그런데 불법 행위 여부가 확인돼야 하기 때문에 사실 관계가 전제가 돼야 할텐데요.

민사소송의 경우 형사소송과 달리 당사자들이 내는 증거를 토대로만 판단이 이뤄지기 때문에, 실체적 진실을 규명하는 것은 다소 약할 수 있는 측면이 있습니다.

또, 일각에서는 박원순 전 서울시장 즉 사자명예훼손 이야기도 나오는데요.

이 역시 진행이 된다면, 허위사실로 인한 고인의 명예를 훼손했는 지 여부를 판단하기 위해서는 허위 여부를 가리는 게 우선이 돼야 하겠죠.

이 때문에 유가족이 이러한 문제제기를 할 가능성은 낮다는 게 법조계 중론입니다.


【 질문7 】
서울시에 대한 조사는 어떻게 이뤄질까요?

【 답변7 】
강용석 변호사 등이 서울시 공무원 일부를 강제추행 방조 혐의로 고발했는데요.

강제추행을 방조했는 지 여부를 알기 위해서는 박 전 시장의 강제추행이 입증이 돼야하기 때문에 이 고발건을 진행하는 과정에서 이러한 사실관계 확인이 이뤄질 가능성이 있습니다.

일각에서는 방조 혐의는 인정이 어렵지만, 고소 사실을 직무유기 등으로 추가 고소를 하면 증거인멸이나 직권남용까지 수사가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는 의견도 있습니다.


【 클로징 】
가능한 여러가지 절차가 있지만, 법리적으로는 한계가 있는 상황이기도 하네요.
실체적 진실을 밝혀내는 것이 실제로 가능한 지 앞으로 경과를 더 지켜봐야겠습니다.

[ 조경진 기자 / nice2088@mbn.co.kr ]

영상취재 : 배완호 기자
영상편집 : 양성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