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에 대기업 시내면세점의 신규 진출 길이 열리면서 지역사회가 다시 요동치고 있습니다.
제주 소상공인 단체는 물론 면세점 업계 모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위기 상황에서 신중하지 못한 결정이자 제주도민의 의사를 완전히 무시한 결정"이라며 반발하고 있습니다.
기획재정부는 지난 10일 보세판매장(면세점) 제도운영위원회를 열고 대기업 시내면세점 신규 특허를 추가로 2개 허용하기로 결정했습니다. 서울과 제주 각 1개씩인데 제주는 조건부입니다.
정부는 면세점 매출액이 전년보다 2천억원 이상 혹은 외국인 관광객이 2만명 이상 늘어난 경우 해당 지역에 대기업 면세점 신규특허를 내주기로 한 바 있습니다.
대기업 시내면세점 신규 특허를 받을 수 있는 지역은 서울·제주·부산·경기였으나 서울과 제주만 선정됐습니다.
정부는 제주지역 신규 면세점에 대해 향후 2년간 지역 토산품, 특산품 판매를 제한하고, 지역 소상공인과의 협력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는 조건을 달았습니다. 대기업 시내면세점이 생기면서 지역 소상공인들이 피해를 볼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기 때문입니다.
기재부는 "코로나19로 매출이 감소하는 등 신규 특허에 신중하자는 의견도 있었다"면서도 "향후 코로나19 이후 면세점 시장 상황에 대한 대응이 필요한 데다 신규 사업자에 대한 진입장벽을 완화할 필요성 등을 고려했다"고 밝혔습니다.
관세청이 이달 중으로 지역별 특허 신청 공고를 내면 특허심사위원회 심사를 거쳐 올해 12월∼내년 1월쯤 최종사업자가 선정됩니다.
제주는 최근 시내면세점 진출을 추진했다가 잠시 보류했던 신세계그룹이 유력한 후보입니다.
신세계그룹은 지난해 제주시 연동에 위치한 교육재단 소유 호텔 부지를 매입하기로 하고 계약금을 지급했지만, 신규 특허 발표가 늦어지면서 매매계약을 파기했습니다. 결국, 지난달 위약금 20억원을 지급하고 면세점 추진을 잠정 중단한 바 있습니다.
신세계그룹은 "코로나19사태로 어려움이 있지만, 대규모 투자가 필요한 만큼 제주에 시내면세점 진출을 신중하게 검토하겠다"는 입장을 내놨습니다.
신세계가 시내면세점 신규특허를 받을 경우 제주도내 대형 시내면세점은 기존 롯데와 신라에 이어 3개가 들어서게 됩니다.
제주 지역사회는 즉각 반발하고 있습니다.
제주 소상공인단체는 성명을 통해 "자금의 역외 유출이 심각한 면세점 신규 특허 허용은 제주도민과 소상공인을 우롱하는 처사"라고 비난했습니다.
이들은 "그동안 제주도와 제주도의회 등과 함께 면세점 신규 특허 허용에 대해 반대 의견을 꾸준히 정부에 전달해왔다"며 "이번 결정은 제주에 터전을 잡고 살아가는 10만여 제주소상공인들과 제주도민의 의사를 완전히 무시한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특히 "올해 초부터 코로나19 사태로 외국인 관광객 입국이 거의 전무해 기존 면세점도 전면 휴업에 들어갔고, 신규 개업을 하려던 면세점도 개업을 포기하는 상황에서 정부의 추가 면세점 허용은 상식을 벗어난 결정"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제주를 찾는 외국인 관광객은 크게 줄었습니다.
지난 2월 제주 무사증 입국이 잠정 중단된 데 이어 제주공항에 국제선 항공편이 운항하지 않으면서 외국인 관광객은 작년 동기대비 2월 73.9%, 3월 97.2%, 4월 99.2%, 5월 98.3% 감소했습니다.
현재 제주에는 인천공항을 경유한 외국인이 하루 100명꼴로 오고 있습니다.
롯데·신라면세점 제주점 두 곳 모두 매출이 90% 가량 떨어지면서 결국 지난달 1일부터 휴업에 들어갔습니다.
한 면세점 업체 관계자는 "작년과 재작년 면세점 매출에 허수가 많다. 중국 보따리상(代工, 따이공) 중심으로 이뤄져 지역경제에 도움도 안 되고, 마진 없이 재고를 빼는 경우도 많아 매출이 높다고 해도 영업이익은 바닥"이라며 "허가 조건이 된다고 해서 무작정 허가를 내주는 것이 옳은 일인지 의문"이라고 말했습니다.
시내 면세점 사업은 한때 '황금알을 낳는 거위'로 불렸지만 고고도 미사일 방어 체계(THAAD·사드) 사태로 중국인 단체 관광객이 끊기고 보따리상 중심의 시장이 형성되면서 사실상 '레드오션'으로 전락했습니다.
보따리상 유치를 위한 마케팅 비용 증가로 수익성은 날로 나빠졌고, 결국 지난해에만 한화와 두산 등 2개 대기업이 자진해서 손을 들고 면세점 특허권을 반납했습니다.
이어 제주관광공사 역시 만성 적자로 어려움을 겪으며 최근 외국인 전용 시내면세점 사업을 완전히 접었습니다.
코로나19 팬더믹으로 전 세계 여행, 서비스 산업에 대한 불확실성이 커진 상황에서 추가 신규면세점 허용이 결국 지역 소상공인의 피해는 물론 면세업체 간 출혈경쟁으로 이어져 공멸할지도 모른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습니다.
[MBN 온라인뉴스팀]
제주 소상공인 단체는 물론 면세점 업계 모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위기 상황에서 신중하지 못한 결정이자 제주도민의 의사를 완전히 무시한 결정"이라며 반발하고 있습니다.
기획재정부는 지난 10일 보세판매장(면세점) 제도운영위원회를 열고 대기업 시내면세점 신규 특허를 추가로 2개 허용하기로 결정했습니다. 서울과 제주 각 1개씩인데 제주는 조건부입니다.
정부는 면세점 매출액이 전년보다 2천억원 이상 혹은 외국인 관광객이 2만명 이상 늘어난 경우 해당 지역에 대기업 면세점 신규특허를 내주기로 한 바 있습니다.
대기업 시내면세점 신규 특허를 받을 수 있는 지역은 서울·제주·부산·경기였으나 서울과 제주만 선정됐습니다.
정부는 제주지역 신규 면세점에 대해 향후 2년간 지역 토산품, 특산품 판매를 제한하고, 지역 소상공인과의 협력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는 조건을 달았습니다. 대기업 시내면세점이 생기면서 지역 소상공인들이 피해를 볼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기 때문입니다.
기재부는 "코로나19로 매출이 감소하는 등 신규 특허에 신중하자는 의견도 있었다"면서도 "향후 코로나19 이후 면세점 시장 상황에 대한 대응이 필요한 데다 신규 사업자에 대한 진입장벽을 완화할 필요성 등을 고려했다"고 밝혔습니다.
관세청이 이달 중으로 지역별 특허 신청 공고를 내면 특허심사위원회 심사를 거쳐 올해 12월∼내년 1월쯤 최종사업자가 선정됩니다.
제주는 최근 시내면세점 진출을 추진했다가 잠시 보류했던 신세계그룹이 유력한 후보입니다.
신세계그룹은 지난해 제주시 연동에 위치한 교육재단 소유 호텔 부지를 매입하기로 하고 계약금을 지급했지만, 신규 특허 발표가 늦어지면서 매매계약을 파기했습니다. 결국, 지난달 위약금 20억원을 지급하고 면세점 추진을 잠정 중단한 바 있습니다.
신세계그룹은 "코로나19사태로 어려움이 있지만, 대규모 투자가 필요한 만큼 제주에 시내면세점 진출을 신중하게 검토하겠다"는 입장을 내놨습니다.
신세계가 시내면세점 신규특허를 받을 경우 제주도내 대형 시내면세점은 기존 롯데와 신라에 이어 3개가 들어서게 됩니다.
제주 지역사회는 즉각 반발하고 있습니다.
제주 소상공인단체는 성명을 통해 "자금의 역외 유출이 심각한 면세점 신규 특허 허용은 제주도민과 소상공인을 우롱하는 처사"라고 비난했습니다.
이들은 "그동안 제주도와 제주도의회 등과 함께 면세점 신규 특허 허용에 대해 반대 의견을 꾸준히 정부에 전달해왔다"며 "이번 결정은 제주에 터전을 잡고 살아가는 10만여 제주소상공인들과 제주도민의 의사를 완전히 무시한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특히 "올해 초부터 코로나19 사태로 외국인 관광객 입국이 거의 전무해 기존 면세점도 전면 휴업에 들어갔고, 신규 개업을 하려던 면세점도 개업을 포기하는 상황에서 정부의 추가 면세점 허용은 상식을 벗어난 결정"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제주를 찾는 외국인 관광객은 크게 줄었습니다.
지난 2월 제주 무사증 입국이 잠정 중단된 데 이어 제주공항에 국제선 항공편이 운항하지 않으면서 외국인 관광객은 작년 동기대비 2월 73.9%, 3월 97.2%, 4월 99.2%, 5월 98.3% 감소했습니다.
현재 제주에는 인천공항을 경유한 외국인이 하루 100명꼴로 오고 있습니다.
롯데·신라면세점 제주점 두 곳 모두 매출이 90% 가량 떨어지면서 결국 지난달 1일부터 휴업에 들어갔습니다.
한 면세점 업체 관계자는 "작년과 재작년 면세점 매출에 허수가 많다. 중국 보따리상(代工, 따이공) 중심으로 이뤄져 지역경제에 도움도 안 되고, 마진 없이 재고를 빼는 경우도 많아 매출이 높다고 해도 영업이익은 바닥"이라며 "허가 조건이 된다고 해서 무작정 허가를 내주는 것이 옳은 일인지 의문"이라고 말했습니다.
시내 면세점 사업은 한때 '황금알을 낳는 거위'로 불렸지만 고고도 미사일 방어 체계(THAAD·사드) 사태로 중국인 단체 관광객이 끊기고 보따리상 중심의 시장이 형성되면서 사실상 '레드오션'으로 전락했습니다.
보따리상 유치를 위한 마케팅 비용 증가로 수익성은 날로 나빠졌고, 결국 지난해에만 한화와 두산 등 2개 대기업이 자진해서 손을 들고 면세점 특허권을 반납했습니다.
이어 제주관광공사 역시 만성 적자로 어려움을 겪으며 최근 외국인 전용 시내면세점 사업을 완전히 접었습니다.
코로나19 팬더믹으로 전 세계 여행, 서비스 산업에 대한 불확실성이 커진 상황에서 추가 신규면세점 허용이 결국 지역 소상공인의 피해는 물론 면세업체 간 출혈경쟁으로 이어져 공멸할지도 모른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습니다.
[MBN 온라인뉴스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