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의 12세 소년이 잉글랜드 프로축구 프리미어리그(EPL)의 흑인 공격수에게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인종차별 메시지를 보냈다가 경찰에 체포됐습니다.
영국 BBC방송에 따르면 현지시간으로 12일 한 12세 소년이 트위터로 코트디부아르 출신 공격수 28살 윌프리드 자하에게 "내일 득점하지 않는 게 좋을 거야 검둥이 XXX"라며 "귀신 복장으로 너희 집에 찾아갈 테다"라는 메시지를 보낸 혐의로 경찰에 붙잡혀 구금됐습니다.
자하는 애스턴 빌라와 이날 치른 프리미어리그 원정 경기(0-2 패)를 앞두고 트위터로 "오늘은 이것으로 깨어났다"며 그가 받은 인종차별적 메시지와 이미지를 공개했습니다.
애스턴 빌라 팬으로 추정되는 이 소년은 백인우월주의 단체 '큐 클럭스 클랜'(KKK) 등 인종차별적 상징물을 담은 사진도 보냈습니다.
영국 웨스트미들랜즈주 경찰은 곧바로 자하의 SNS에 관련 계정의 소유자에 대한 수사에 들어갔음을 알렸고, 얼마 안 가 솔리헐에 사는 12세 소년을 체포했습니다.
경찰은 "협조해 준 모든 이들에게 감사드린다. 인종차별은 결코 용인될 수 없다"라고 밝혔습니다.
로이 호지슨 크리스털 팰리스 감독은 용의자가 체포되기 전 영국 스카이스포츠와의 인터뷰에서 "선수가 경기 당일 이런 비겁하고 야비한 공격에 잠을 깬다는 것은 매우 슬픈 일"이라면서 "자하가 사람들에게 이 사실을 알린 것은 잘한 일이다. 결코 침묵해서는 안 될 일"이라고 말했습니다.
애스턴 빌라도 트위터로 "자하가 받은 역겨운 인종차별적 메시지를 개탄한다"라며 "사건을 조사하는 경찰과 협력하고 있고 범인이 확인되면 평생 경기장 출입을 금지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프리미어리그 사무국 역시 "절대 받아들일 수 없는 행동이다. 우리는 이런 행동과 어떠한 형태의 차별에도 맞서는 자하와 함께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프리미어리그는 2주 전에 선수, 감독 및 코치진과 그 가족이 온라인상에서 인종차별이나 협박 등의 메시지를 받으면 신고할 수 있는 시스템을 도입했습니다.
[MBN 온라인뉴스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