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적으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다시 유행하면서 국내 유입 사례도 덩달아 급증하고 있습니다.
방역당국으로서는 수도권과 광주, 대전을 중심으로 확산하는 지역감염과 해외유입을 동시에 차단해야 하는 이중고의 상황에 부닥쳤습니다.
오늘(13일)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에 따르면 0시 기준 누적 확진자 1만3천479명 가운데 해외유입 사례는 13.9%인 1천872명입니다.
해외유입 사례는 이달 들어 눈에 띄게 증가하는 추세였습니다. 월별로 보면 5월 192명, 6월 323명이었으나 7월 들어서는 이날까지 벌써 288명을 기록했습니다.
이를 1주일 단위로 끊어보면 지난달 7∼13일 일일 신규 확진자 중 해외유입 사례는 42명이었으나 이후 97명(6.14∼20)→103명(6.21∼27)→118명(6.28∼7.4)→158명(7.5∼11) 등으로 계속 증가했습니다.
지난달 둘째 주(6.7∼13)와 이달 둘째 주(7.5∼11)를 단순 비교하면 한 달 새 3.8배나 증가한 셈입니다.
전날과 이날 이틀간 해외유입 확진자만 66명으로, 꼭 일주일 전 이틀인 5∼6일의 42명에 비해 많이 늘어남에 따라 이번 주에는 직전 주의 규모를 넘어설 가능성이 큽니다.
전날까지 집계된 해외유입 누적 확진자 1천829명을 국적별로 보면 내국인이 1천311명(71.7%)으로, 외국인 518명(28.3%)보다 많습니다.
앞서 지난 3∼4월 코로나19 유행 속에서 미국과 유럽에서 우리나라 국민이 대거 입국하면서 해외유입 확진자가 1주간 최고 328명에 달하기도 했으나 최근에는 외국인 비중이 늘어나고 있습니다. 최근 한 달간(6.14∼7.11) 해외유입 확진자 중 외국인이 318명을 차지해 내국인(158명)의 배를 웃돌았습니다.
최근 한 달간 해외유입 사례를 국가·지역을 살펴보면 중국을 제외한 아시아국가의 비율이 73.9%에 이릅니다. 중국 외 아시아 국가에는 방글라데시, 파키스탄, 카자흐스탄 등이 포함됩니다.
방글라데시나 파키스탄발 입국자들은 원양어선이나 농촌 등 국내에서 일하기 위해 들어오는 경우가 많은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최근 카자흐스탄발 확진자가 급증했는데, 이는 지난달부터 양국 간 항공기 운항이 재개된 것 등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아시아 국가 외에 최근 미국의 코로나19 상황이 심각해 지면서 한국에 들어오는 주한미군 장병 중에서 양성 판정을 받는 사례도 잇따르고 있습니다.
지난 9일과 10일 이틀에만 미국에서 입국한 장병과 미국인 민간 근로자 등 16명이 도착 직후 받은 검사에서 확진 판정을 받았습니다. 이들을 포함해 현재까지 장병, 군무원, 가족 등을 포함한 주한미군 누적 확진자는 70명에 육박하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해외유입 확진자 중 검역을 통과해 지역 거주지나 임시생활시설에서 확진된 경우는 최근 경기도에서 많이 발생하는 추세였습니다.
지난 6일 경기도에서 격리 중 확진된 사례는 단 1명이었지만 이후 일별로 6명→7명→7명→11명→2명→9명→8명(13일)을 기록하며 10명이 넘는 날도 있었습니다.
수도권 방문판매 모임 집단감염과 의정부 집단발병 등의 여파로 지역발생 확진자가 꾸준히 나오고 있는 상황에서 해외유입 사례 증가까지 겹치면서 경기도의 누적 확진자 수는 이날 0시 기준으로 1천369명을 기록했습니다. 이런 추세라면 조만간 경북(1천393명)을 넘어서면서 대구(6천927명)와 서울(1천429명)의 뒤를 잇게 될 전망입니다.
방역당국은 해외유입 확진자의 경우 검역 또는 입국후 자가격리 과정에서 걸러지는 만큼 지역감염으로 번질 위험성이 극히 낮다는 일관된 입장을 고수하고 있고, 일부 감염병 전문가들도 공감합니다.
다만 일각에선 '무증상 환자'의 경우 입국후 국내 이동 과정에서 제한적으로나마 노출될 수 있고, 또 최근 자가격리 위반 사례도 나오는 만큼 지역전파 가능성이 아예 없지는 않다는 우려를 제기합니다.
해외유입 환자를 격리하고 치료하면서 방역과 의료체계에도 부담이 생깁니다.
방역당국은 해외유입 감염 사례를 차단 또는 최소화하기 위해 이날부터 방글라데시, 파키스탄, 카자흐스탄, 키르기스스탄 등 '방역강화 대상' 4개국에서 입국하는 외국인은 PCR(유전자 증폭검사) '음성 확인서'를 의무적으로 제출하도록 하는 등 입국 관리를 강화했습니다. PCR 음성 확인서는 입국자가 코로나19에 감염되지 않았음을 보여주는 일종의 증명서로, 재외공관이 지정한 검사·의료기관에서 발급받습니다.
정부는 앞서 확진자 비율이 높은 파키스탄과 방글라데시에 대해서는 지난달 23일부터 부정기 항공편의 운항 허가를 일시 중단하고, 신규 비자 발급을 최대한 제한하는 방식으로 입국을 제한하고 있습니다.
방역당국은 아울러 이날부터 항만을 통해 국내로 들어오는 외국인 선원에 대해서도 14일간 의무적으로 격리하는 등 방역 관리를 대폭 강화했습니다.
[MBN 온라인뉴스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