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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저금리·사모펀드 3중고…금융지주 순익 17% 급락 예고
입력 2020-07-12 18:10  | 수정 2020-07-13 11:32
금융지주사들이 이달 2분기 실적 발표를 앞두고 있는 가운데 전년 동기 대비 10~20% 정도 당기순이익 감소가 예상되고 있다. 코로나19에 따른 경기 불안 여파, 저금리와 각종 대출 규제, 사모펀드 부실에 따른 배상금 지급 등 '삼중고'가 한꺼번에 닥치면서 실적 급락 전망이 잇따르고 있는 것이다.
12일 금융권에 따르면 오는 21일 KB금융지주를 시작으로 신한금융, 하나금융, 우리금융 등이 2분기 실적을 각각 공개한다. 금융정보 제공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올해 2분기 당기순이익은 KB금융이 전년 동기 대비 11.4% 줄어든 8786억원, 신한금융은 17.2% 하락한 8244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예측됐다. 이어 하나금융이 5834억원, 우리금융이 3891억원에 그쳐 지난해 2분기보다 각각 11.4%, 36.3% 줄어든 실적이 예상된다. 4대 금융지주 실적 합산 예상치는 2조6755억원이며 이는 지난 분기 대비 5,7%, 전년 동기 대비 17.8% 하락한 수치다. 올 2분기 실적은 지난 3월부터 본격화한 코로나19 확산과 그에 따른 실물경기 타격 여파가 수치에 처음 반영되는 것이다.
실적 부진의 핵심 요인 가운데 하나는 대손충당금 적립이다. 대손충당금은 은행이 고객에게 빌려준 돈을 돌려받지 못해 발생할 수 있는 손해 비용을 미리 추산해 회계에 인식하는 것이다. 적절한 규모의 충당금은 손실 흡수 능력을 높여주지만 과도하면 은행 수익성을 떨어뜨리는 주범이 된다. 앞서 금융연구원은 올 한 해 은행권 대손 비용이 지난해 1조6000억원보다 최소 4000억원에서 최대 1조5000억원까지 늘어날 수 있다고 전망하기도 했다.
코로나19가 각 은행·지주사에 공통적으로 닥친 악재라면 부실 사모펀드와 그에 따른 원금 배상은 지주별로 희비가 엇갈리는 지점이다. 이미 신한·하나·우리 등은 사모펀드 부실 여파로 판매가 급격히 줄면서 비이자부문 수익이 위축된 상황이다. 여기에 펀드 부실에 따른 가지급 보상금을 줘야 해 추가 충당금 적립 부담도 안고 있다. 지난 2년 연속 연간 순이익 1위를 지켜오던 신한금융이 이번 분기에는 KB금융에 '왕좌'를 넘겨줄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오는 것도 이런 이유다.

신한금융은 신한금융투자가 판매한 라임펀드 피해자에게 최대 70%를 가지급하기로 한 데 이어 2018년 11월 이후 무역금융펀드 판매분에 대해서는 100% 보상을 해주라는 금융감독원 분쟁조정위원회 조정안까지 받은 상태다. 업계에서는 이번 분기에 신한금융이 라임 관련 비용만 850억여 원을 충당금으로 적립해야 할 것으로 보고 있다. 우리금융은 분쟁 조정 권고를 받은 라임 펀드 판매액만 650억원에 달하고, 하나금융은 이탈리아헬스케어 펀드 관련 투자금 50% 가지급 결정에 따라 500억여 원에 이르는 비용 인식이 발생할 것으로 예상된다. 반면 KB금융은 다른 지주사에 비해 사모펀드 관련 추가 비용이 적은 편이다. 1분기에는 KB증권에서 라임 펀드 관련 평가손실 400억원과 일회성 충당금 190억원 등이 발생했지만 2분기에는 사모펀드 부실 판매와 관련한 충당금 적립이 없는 상황이다.
대출 리스크 관리와 저금리에 따른 수익성 하락 방어는 하반기까지 이어질 은행 공통 화두가 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강력한 대출 규제가 잇따라 발표되면서 주요 이자 수익원인 주택담보·전세대출 취급은 줄어든 반면 개인신용대출과 중소기업 대출 등이 급증한 상황이다.
[정주원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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