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7·10 부동산대책 / 전월세 3법 소급적용 추진 ◆
정부와 여당이 전월세 3법(전월세 신고제·계약갱신청구권·전월세 상한제)을 이달 안에 통과시키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신규 계약뿐만 아니라 법 시행 후 갱신되는 기존 계약에도 적용하겠다는 뜻까지 표시했다. 제도 시행 초기 임대료 급등 우려를 줄어들게 만들기 위한 목적이다.
하지만 주택 임대차 시장은 혼란이 가중될 것으로 예상된다. 위헌 논란이 있는 데다 벌써 집주인들이 청와대 청원에 나서는 등 반발이 거세게 일어나고 있다. 조정식 더불어민주당 정책위의장은 "부동산 세법과 관련한 입법, 전월세 시장이나 임차인 보호를 위해 도입하는 임대차 3법 등을 7월 국회에서 처리하겠다"고 밝혔다. 조 의장은 "민주당은 부동산 안정이 가장 시급한 민생 현안이라는 인식 아래 정부와 대책을 협의했다"며 "빠른 속도로 관련 법안을 처리할 것"이라고 말했다.
문제는 전월세 3법이 소급 적용될 가능성이 높다는 점이다. 계약갱신청구권과 전월세 상한제를 도입하는 내용을 담은 주택임대차보호법 개정안을 발의한 박홍근 민주당 의원과 심상정 정의당 의원 등은 이미 법안에 기존 계약자 갱신에도 적용한다는 문구를 넣었다.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도 전월세 3법을 소급 적용할 수 있다는 의사를 밝혔다. 김 장관은 10일 "2018년 상가건물 임대차보호법을 개정할 때에도 갱신 계약에 계약갱신청구권을 적용하게 한 전례가 있다"며 "그때처럼 갱신 계약에도 똑같이 계약갱신청구권이 도입된다면 현재 살고 있는 임차인의 주거 안정 문제는 상당 부분 해소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전월세 3법은 전월세 신고제와 함께 전월세 상한제, 계약갱신청구권제를 뜻한다. 이들이 동시에 시행되면 모든 주택 임차인은 4년 이상 임대차 기간을 보장받고, 계약 갱신 시 인상폭이 기존 임대료의 5% 이내로 제한된다.
하지만 이 법이 시행되고 나서 최초 체결되는 계약부터 효력이 발생하게 된다면 집주인들이 임대료를 미리 높게 올릴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다. 실제로 주택 임대차 제도가 크게 변하는 시기에는 서울 등 전월세 가격이 매우 불안하게 움직인 전례가 있다. 1990년부터 임대차 계약 기간을 1년에서 2년으로 늘리는 제도가 도입될 당시에도 전세금은 큰 폭으로 상승했다. 서울 전세금 상승률은 제도 도입 직전 연도인 1989년에는 23.68%, 제도 도입 원년인 1990년에는 16.17%를 각각 기록했다.
이 같은 이유 때문에 전월세 3법의 소급 적용 여부는 매우 중요한 상황이다. 예를 들어 전월세 3법이 7월 국회를 통과하고 8월 시행돼 소급 적용한다면 잔여 임대기간이 1개월 남은 전세계약은 9월 갱신 시점에 임대료를 5% 이내로만 올려야 한다. 소급 적용하지 않는다면 1개월이 지난 시점인 9월부터 신규 계약으로 간주해 이후 2년 뒤인 2022년 9월 갱신부터 임대료 상한액이 적용된다. 소급 적용의 영향은 그만큼 강력하다.
정부와 정치권이 기존 계약에 대해서도 법을 적용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히자 전월세 시장은 이미 대혼란에 빠졌다. 집주인들은 '세를 준 집에 이사 가야 한다' '월세로 돌려야 한다' 등 대안을 강구하느라 바쁘고, 세입자들도 '갑자기 내쫓기면 어떡하나' 등 불안한 심정으로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현재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서는 '임대차 3법 소급 적용이 부당하다'는 청원이 쇄도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전월세 3법이 더 심각한 부작용을 가져올 수 있다고 우려한다. 송인호 한국개발연구원(KDI) 경제전략연구부장은 "전세계약 의무 기간이 늘어나면 집주인이 유동성을 확보하기 위해 월세나 반전세로 전환하려는 수요가 많아질 것"이라며 "전세 매물이 줄어들면 신혼부부나 사회초년생이 전셋집을 마련하기 어려워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손동우 부동산전문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정부와 여당이 전월세 3법(전월세 신고제·계약갱신청구권·전월세 상한제)을 이달 안에 통과시키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신규 계약뿐만 아니라 법 시행 후 갱신되는 기존 계약에도 적용하겠다는 뜻까지 표시했다. 제도 시행 초기 임대료 급등 우려를 줄어들게 만들기 위한 목적이다.
하지만 주택 임대차 시장은 혼란이 가중될 것으로 예상된다. 위헌 논란이 있는 데다 벌써 집주인들이 청와대 청원에 나서는 등 반발이 거세게 일어나고 있다. 조정식 더불어민주당 정책위의장은 "부동산 세법과 관련한 입법, 전월세 시장이나 임차인 보호를 위해 도입하는 임대차 3법 등을 7월 국회에서 처리하겠다"고 밝혔다. 조 의장은 "민주당은 부동산 안정이 가장 시급한 민생 현안이라는 인식 아래 정부와 대책을 협의했다"며 "빠른 속도로 관련 법안을 처리할 것"이라고 말했다.
문제는 전월세 3법이 소급 적용될 가능성이 높다는 점이다. 계약갱신청구권과 전월세 상한제를 도입하는 내용을 담은 주택임대차보호법 개정안을 발의한 박홍근 민주당 의원과 심상정 정의당 의원 등은 이미 법안에 기존 계약자 갱신에도 적용한다는 문구를 넣었다.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도 전월세 3법을 소급 적용할 수 있다는 의사를 밝혔다. 김 장관은 10일 "2018년 상가건물 임대차보호법을 개정할 때에도 갱신 계약에 계약갱신청구권을 적용하게 한 전례가 있다"며 "그때처럼 갱신 계약에도 똑같이 계약갱신청구권이 도입된다면 현재 살고 있는 임차인의 주거 안정 문제는 상당 부분 해소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전월세 3법은 전월세 신고제와 함께 전월세 상한제, 계약갱신청구권제를 뜻한다. 이들이 동시에 시행되면 모든 주택 임차인은 4년 이상 임대차 기간을 보장받고, 계약 갱신 시 인상폭이 기존 임대료의 5% 이내로 제한된다.
하지만 이 법이 시행되고 나서 최초 체결되는 계약부터 효력이 발생하게 된다면 집주인들이 임대료를 미리 높게 올릴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다. 실제로 주택 임대차 제도가 크게 변하는 시기에는 서울 등 전월세 가격이 매우 불안하게 움직인 전례가 있다. 1990년부터 임대차 계약 기간을 1년에서 2년으로 늘리는 제도가 도입될 당시에도 전세금은 큰 폭으로 상승했다. 서울 전세금 상승률은 제도 도입 직전 연도인 1989년에는 23.68%, 제도 도입 원년인 1990년에는 16.17%를 각각 기록했다.
이 같은 이유 때문에 전월세 3법의 소급 적용 여부는 매우 중요한 상황이다. 예를 들어 전월세 3법이 7월 국회를 통과하고 8월 시행돼 소급 적용한다면 잔여 임대기간이 1개월 남은 전세계약은 9월 갱신 시점에 임대료를 5% 이내로만 올려야 한다. 소급 적용하지 않는다면 1개월이 지난 시점인 9월부터 신규 계약으로 간주해 이후 2년 뒤인 2022년 9월 갱신부터 임대료 상한액이 적용된다. 소급 적용의 영향은 그만큼 강력하다.
정부와 정치권이 기존 계약에 대해서도 법을 적용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히자 전월세 시장은 이미 대혼란에 빠졌다. 집주인들은 '세를 준 집에 이사 가야 한다' '월세로 돌려야 한다' 등 대안을 강구하느라 바쁘고, 세입자들도 '갑자기 내쫓기면 어떡하나' 등 불안한 심정으로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현재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서는 '임대차 3법 소급 적용이 부당하다'는 청원이 쇄도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전월세 3법이 더 심각한 부작용을 가져올 수 있다고 우려한다. 송인호 한국개발연구원(KDI) 경제전략연구부장은 "전세계약 의무 기간이 늘어나면 집주인이 유동성을 확보하기 위해 월세나 반전세로 전환하려는 수요가 많아질 것"이라며 "전세 매물이 줄어들면 신혼부부나 사회초년생이 전셋집을 마련하기 어려워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손동우 부동산전문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