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출연] 국내 항체보유율 0.03%, 의미는?
입력 2020-07-09 21:20  | 수정 2020-07-09 21:35
【 앵커멘트 】
관련해 복지부 출입 이수아 기자와 얘기 나눠보겠습니다.


【 질문1 】
내용이 어려워요. 정리하자면, 총 3천여 명 정도를 무작위로 항체 검사를 했더니 1명에게서만 바이러스를 방어할 수 있는 항체가 나왔다, 이 말이죠?

【 답변1 】
맞습니다. 일단 항체랑 중화 항체에 대해서 아시는 게 도움이 될 것 같은데요.

바이러스가 침투하고 면역 기능이 잘 역할을 했다면, 해당 항원에 대항하는 항체가 만들어지죠.

그런데 이 항체가 만들어진다고 하더라도 바이러스의 독성에는 전혀 변화를 주지 않는 비중화성 항체가 있고, 바이러스와 싸워서 세포 내 침투를 억제하는 제대로 된 항체, 중화항체가 있습니다.

코로나19의 경우, 바이러스가 감염됐다가 회복하면 중화항체가 100% 형성된다, 아니면 30~40% 정도만 중화항체가 생긴다, 여러 가지 가설이 있습니다.

다만 이번 중간조사 결과, 국내에 코로나19에 대항할 제대로 된 중화항체를 가진 사람이 표본 3천여 명 중 한 명이었다는 겁니다.


【 질문2 】
사실 이 숫자에 대해서 놀랍다는 반응이 꽤 있습니다. 미국은 심지어 20%까지 항체보유율이 나왔는데, 이렇게까지 차이가 날 수 있나요?

【 답변2 】
네 국외에 비교하면 미국 뉴욕의 경우 21.2%, 영국 런던은 17%, 스웨덴 스톡홀름은 7.3%의 항체보유율을 보였습니다.


이렇다 보니 0.03이란 수치를 놓고 여러 방향으로 해석할 수 있는데요.

일단 집단발생 지역인 대구·경북이 이번 표본에서 빠져 대표성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만약 이곳이 포함됐더라면, 항체보유율도 더 높게 나왔을 것이고, 전체 감염 규모 추계도 더 정확했을 거라는 지적입니다.

사실 지난 4월 말 항체 검사가 처음 언급됐을 때만 해도, 대구·경북 지역을 우선으로 진행하겠다고 했는데, 조금 아쉬운 부분이죠.

오늘(9일) 브리핑에서 방역 당국은 앞으로 대구·경북을 포함한 검사를 해나가면서 현재 중간 결과를 보완하겠다고 답했습니다.


【 질문3 】
그럼 대구·경북이 안 들어가서 항체보유율이 실제보다 더 작게 나올 수 있다는 것이 한 가지 해석이고, 다른 해석은 뭔가요?

【 질문3 】
항체 검사 과정을 보시면, 1차 선별 검사를 통해 양성 판정받은 사람을 추려서 2차 중화항체 검사를 했습니다.

그렇다면 1차 선별검사에서 실제 양성인 사람을 한 명도 빠뜨리지 않고 모두 양성 판정을 했어야 최종 결과도 신뢰를 얻을 수 있다고 봐야겠죠.

현재 방역 당국은 이 1차 선별검사의 정확도가 100%에 육박한다고 보고 있습니다.

거의 완벽한 검사라는 건데, 사실 현재 어떤 진단 검사라도 허위 양성이나 허위 음성 판정의 가능성을 배제할 순 없고, 여기서 검사 결과가 왜곡됐을 가능성이 있죠.


【 질문4 】
지금까진 검사 결과가 맞지 않을 가능성을 얘기한 거고, 만약 0.03이라는 숫자를 그대로 받아들인다면 어떤 의미가 있는 건가요?

【 답변4 】
좀 더 긍정적인 해석이라고 볼 수 있는데요.

앞서 리포트에서 보신 것처럼 단순 계산을 해보자면 이번 항체 검사로 추정되는 국내 감염자 수가 1만 5천 명이고, 현재까지 확진자 수가 1만 3천여 명입니다.

이 숫자를 그대로 본다면 우리나라는 현재 방역 시스템으로 대부분의 감염자를 잡아냈다는 뜻이기 때문에, K-방역의 성과라는 해석이 가능합니다.

하지만 반대로 뒤집어서 생각하면, 우리나라는 방역을 열심히 한 만큼 집단 면역을 기대하기 힘들다는 결론이 나옵니다.

집단면역이 생기려면 전국민 60% 정도가 감염되고, 항체가 형성돼야 하는데 겨우 0.03%가 현재까지 감염됐다는 얘기니까 현재 항체보유율이 20%가 넘는 미국에 비하면 갈 길이 먼거죠.


【 앵커멘트 】
방역을 잘해서 오히려 집단면역을 기대하기 힘들다니, 역설적이네요.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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