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옵티머스·성지건설 `커넥션`…중심엔 수상한 증권맨
입력 2020-07-09 17:41  | 수정 2020-07-27 11:24
◆ 레이더 M ◆
공공기관 매출채권 투자 사기로 대규모 환매 중단 사태를 초래한 옵티머스자산운용으로부터 투자받은 골든코어, 하이컨설팅이 성지건설로부터도 자금 대여를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 때문에 옵티머스펀드가 본격적으로 판매되기 전부터 성지건설과 옵티머스자산운용의 자금은 특정인이 지분을 가지고 있는 회사로 유출되도록 기획됐다는 지적이 나온다.
또한 성지건설을 비롯한 옵티머스자산운용 관련 회사들은 2017년 말부터 증권가 출신들을 대표 또는 사내이사로 등재시키며 펀드 판매를 기획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성지건설의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성지건설은 골든코어와 하이컨설팅에 자금을 대여해주는가 하면, 엔비캐피탈대부의 용지를 취득하기까지 했다. 이 세 회사는 모두 옵티머스자산운용이 사모사채를 매입한 것으로 알려진 부실회사들이다. 성지건설은 하이컨설팅과 골든코어 채권에 따른 미수수익 등을 대손충당금 처리했다. 그런데 세 회사들은 과거 골든브릿지투자증권 투자금융센터장이었던 유 모씨와 그 배우자가 지분을 전량 보유하고 있으며 한때 대표이사나 사내이사로 등재돼 있었다. 유 모씨는 육군사관학교와 국방부 과장을 거쳤으며 군인공제회 인맥으로 골든브릿지투자증권 재임 시절 옵티머스펀드를 판매한 것으로 알려졌다.
성지건설은 MGB파트너스에 인수된 후 수차례 MGB파트너스에 자금을 대여한 바 있는데 이 과정에서 지난해 말 박 모씨(전 MGB대표)가 대주주 횡령 의혹으로 기소됐다. 특히 2018년부터 성지건설 유상증자와 관련해 '가장납입(실제 대금을 납입하지 않고 납입한 것처럼 꾸미는 행위)' 의혹이 있었는데 유 모씨 역시 이 사건에 연루돼 실형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과거 동부증권의 부사장이자 홀세일사업부장을 지낸 정 모씨도 MGB파트너스가 성지건설을 인수한 2017년 9월 성지건설 사내이사로 선임됐다. 정 모씨는 현재 골든코어의 대표이사이기도 하다. 이에 대해 정 씨는 "골든코어의 지분이 현 경영진에게 넘어온 이후 옵티머스자산운용에 어떠한 사채도 발행한 적은 없고 예전 경영진과는 아무 관계가 없다"며 "지금 회사를 정상화해서 과거에 받은 차입을 다 정리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혁진 전 대표이사의 횡령 문제로 시끄럽던 옵티머스자산운용은 2018년부터 공공기관 매출채권펀드를 출시하며 펀드 판매에 드라이브를 걸었다. 2018년 연초 800억원에 불과하던 옵티머스자산운용의 수탁액은 1년 만에 2500억원 수준으로 불어났다. 박 전 MGB 대표와 유 모씨, 정 모씨 등 증권가 인맥이 이번 사태에 핵심 고리 역할을 한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는 이유다.
[김제림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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