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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건설, 4000억에 팔린다…우선협상자에 대우산업개발
입력 2020-07-09 17:40  | 수정 2020-07-09 20:56
◆ 레이더 M ◆
두산건설의 새로운 주인으로 대우산업개발이 낙점됐다. 두산그룹 구조조정 작업의 세 번째 결과물이 나온 것이다. 앞서 골프장 클럽모우CC와 동박·전지박 업체 두산솔루스의 우선협상대상자가 선정된 바 있다.
9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두산그룹은 두산건설 매각을 위한 우선협상대상자로 대우산업개발을 내정했다. 매각 가격은 4000억원을 약간 밑도는 것으로 전해진다. 시장 관계자는 "두산그룹이 대우산업개발이 제시한 조건을 긍정적으로 검토 중"이라며 "최종 결재 정도만 남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대우자동차판매(주) 건설 부문이 전신인 대우산업개발은 2011년 인적분할한 후 현재 사명으로 바꿨다. 중국 건설사 펑화그룹을 대주주로 맞이한 뒤 주택사업 중심으로 사업을 재편해 왔다. 대중에게는 주택 브랜드 '이안(Iaan)'으로 익히 알려져 있다. 대우산업개발은 두산건설을 인수해 서울권으로 사업 영역을 확장할 계획이다. 두산건설은 자체 주택 브랜드 '위브(We've)'의 브랜드 가치가 높고, 토목사업 분야에서도 충분한 이력을 갖고 있다. 또 민간철도 건설관리회사 지분도 보유 중이다.
다만 대우산업개발의 현금 여력을 고려하면 두산건설을 단독으로 인수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올 1분기 말 기준 현금성자산(단기금융자산 포함) 규모는 63억원에 불과하다. 회사 측 역시 이런 점을 감안해 컨소시엄을 꾸릴 재무적투자자(FI)를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두산건설 매각은 물적분할을 통해 부실 자산을 제외한 후 파는 분리 매각 형태로 진행된다. 당초 두산그룹은 두산건설 '통매각'을 우선으로 추진해 왔다. 하지만 인수 희망자가 마땅치 않자 핵심 자산만 떼어내 파는 '분리 매각'을 추진하기 시작했다. 거래에 숨통이 트인 것도 그즈음부터였다.
다른 시장 관계자는 "두산건설의 미청구 공사, 우발채무 등 불확실성을 우려했던 인수 후보군이 많았던 게 사실"이라며 "분할을 통해 건실한 자산만 매각하는 구조로 바뀌면서 거래 과정이 진전을 보이기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사모펀드(PEF) 관계자는 "최대주주도 증자로 참여할 가능성이 있으며, 다수의 PEF도 대우산업개발과 합심하기 위해 접촉 중"이라며 "많은 곳이 관심을 보이고 있어 딜 클로징이 어렵지 않은 분위기"라고 말했다.
두산건설 매각의 우선협상대상자가 정해지면서 그룹 차원의 구조조정에도 숨통이 트이는 분위기다. 두산그룹은 지난달 하나금융·모아미래도 컨소시엄에 클럽모우CC를 매각했고, 두산타워도 마스턴투자운용과 협상을 진행 중이다.
[강우석 기자 / 박재영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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