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걸림돌 사라진 '검언유착' 수사…한동훈 검사장 신병확보 나서나
입력 2020-07-09 15:58  | 수정 2020-07-16 16:05

일주일간 이어진 법무부와 대검찰청의 갈등이 일단락되면서 '검언유착' 수사팀은 추미애 법무부 장관의 지휘대로 수사의 독립성을 보장받게 됐습니다.

조만간 이동재 전 채널A 기자 등 주요 피의자들의 신병확보에 나설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는 가운데 한동훈 검사장에 대한 구속영장 청구도 이뤄질지 주목됩니다.

대검은 오늘(9일) "수사지휘권 박탈은 형성적 처분으로서 쟁송절차에 의해 취소되지 않는 한 지휘권 상실이라는 상태가 발생한다"며 "(검언유착 의혹 사건을)중앙지검이 자체적으로 수사하게 됐다"고 밝혔습니다. 윤 총장은 사건 수사 과정에 티끌만큼도 공정성 시비가 없도록 지휘권을 내려놓겠다고 했습니다.


◇ 전권 받은 중앙지검…한동훈 검사장 구속영장 청구할까

추 장관의 수사지휘로 윤 총장이 지휘권을 상실하면서 결국 '검언유착' 의혹 수사를 맡은 서울중앙지검 형사1부(정진웅 부장검사)는 독립적으로 수사를 진행할 수 있게 됐습니다.

구속영장 청구나 기소 여부 등도 '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이정현 1차장-정진웅 형사1부장'으로 이어지는 기존 지휘라인에서 독자적으로 판단할 수 있게 됐습니다.

중앙지검은 조만간 핵심 피의자인 이 기자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할 것으로 보입니다. 수사팀은 지난달 윤 총장이 수사지휘를 일임한 대검 부장 회의에 이 기자에 대한 구속영장 청구 방침을 보고했습니다. 하지만 강요미수 혐의 성립 여부를 두고 부장들의 의견이 갈리면서 실제 영장 청구가 이뤄지지는 않았습니다.

한 검사장에 대한 소환 조사도 조만간 진행될 것으로 보입니다. 수사팀은 지난달 초 한 검사장을 피의자 신분으로 전환하고 그의 휴대전화를 압수수색했습니다.


수사팀은 이 기자가 이철 전 밸류인베스트코리아(VIK) 대표를 상대로 강압적인 취재를 한 배후에 한 검사장과의 공모 또는 교감이 있었던 것으로 의심합니다.

법조계에서는 공범으로 지목된 이 기자에 대한 구속영장 청구 방침을 굳힌 만큼 전권을 위임받은 수사팀이 추가 조사를 거쳐 한 검사장에 대한 신병확보에도 나설 것이라는 전망이 나옵니다.


◇ 남은 변수 수사심의위…권고 따라 파장 클 듯

검찰 내부 갈등으로 인한 걸림돌은 없어졌지만, '변수'는 남아있습니다. 사건 관계인들이 신청한 검찰수사심의위원회 심의가 남아있기 때문입니다.

앞서 이철 전 대표 측은 윤 총장이 이 기자 측의 진정을 받아들이는 형식으로 전문수사자문단 소집을 결정하자 이에 대한 반발로 서울중앙지검에 수사심의위 소집을 신청했습니다.

추 장관의 수사지휘로 전문자문단 소집 절차가 중단되자, 이 기자 측에서도 수사심의위 소집을 신청하며 맞불을 놨습니다.

현재 이 전 대표 측이 신청한 수사심의위는 시민위원회 부의를 거쳐 소집이 결정된 상태입니다. 추후 이 기자 측이 신청한 수사심의위 소집이 결정되면 두 심의위는 하나로 병합돼 같이 열릴 가능성이 높습니다.

수사심의위의 결정은 권고적 효력만을 가지기 때문에 수사팀이 이를 반드시 따를 필요는 없습니다. 하지만 검찰 스스로 도입한 제도의 취지가 있는 만큼 이를 뒤집는 것은 부담이 따릅니다.

더군다나 법무부 장관의 수사지휘권 발동까지 초래한 이번 사건에서 수사심의위가 불기소 권고를 낸다면 대검 지휘부의 반대를 무릅쓰고 수사를 강행한 수사팀의 입지가 크게 흔들릴 것으로 보입니다. 수사심의위 권고와 다른 결정을 내린다면 그 부담 역시 온전히 수사팀이 떠안아야 하는 상황입니다.

반대로 수사심의위가 핵심 피의자들에 대한 계속 수사나 기소를 권고한다면 수사팀으로서는 수사의 정당성을 재확인받게 됩니다.

중앙지검 관계자는 "국민들께서 납득하실 수 있는 결과가 나올 수 있도록 수사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습니다.

[MBN 온라인뉴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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