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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즌 중단에 팀 해체까지...美 대학 스포츠 코로나19에 `치명타`
입력 2020-07-09 15:16 
하버드와 예일대의 풋볼 경기 장면. 이 두 학교가 속한 아이비리그는 2020년 가을 학기 스포츠 경기를 모두 취소했다. 사진=ⓒAFPBBNews = News1
매경닷컴 MK스포츠(美 세인트루이스) 김재호 특파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최대 피해국으로 전락한 미국, 스포츠도 위협받고 있다. 대학 스포츠는 치명타를 입었다.
'스포츠 일러스트레이티드'는 9일(한국시간) "대학 스포츠에 있어 코로나19가 모든 것을 중단시켰던 지난 3월 12일 이후 가장 최악의 하루"였다며 대학 스포츠 소식을 전했다.
이날 대학스포츠에는 온통 암울한 소식뿐이었다. 먼저 동북부 지역 명문 사립대학들의 연합체 아이비리그가 풋볼 등 2020년 가을 시즌 전체를 취소한다고 발표했다.
이어 미국에서 가장 규모가 큰 운동부를 운영중인 오하이오 스테이트대학은 알려지지 않은 숫자의 선수들이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고 이에 따라 7개 종목에 대한 자율 훈련을 중단한다고 발표했다.
치명타는 스탠포드 대학에서 나왔다. 2020-21시즌을 끝으로 11개 종목의 운동부 운영을 중단하기로 했다. 남녀 펜싱, 필드하키, 남자 배구, 레슬링, 조정, 요트, 스쿼시, 세일링, 스쿼시, 싱크로나이즈드 스위밍 등이 정리 대상이다. 22명의 지도자와 240명의 학생 운동선수가 팀이 없어진다. 코로나19 여파로 대학 운동부 재정이 악화됨에 따라 내린 결정이다.
미국 대학 스포츠의 주요 수입원은 농구와 풋볼이다. 농구는 이미 지난 3월 대학농구선수권이 취소되면서 타격을 입었다. 이제 미국 대학들은 8월에 시작해 12월까지 이어지는 풋볼 시즌만 바라보게 됐다. 스포츠 일러스트레이티드는 만약 대학 풋볼 시즌이 코로나19로 위협받게 된다면 대학들의 재정난은 더 심해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현재 코로나19 확산을 막지 못하고 있는 미국의 모습을 생각하면, 이같은 우려는 현실이 될 가능성이 높다. 스탠포드대학처럼 시즌 중단을 넘어 운동부 해체까지 이어지는 학교가 또 나올 수도 있다는 얘기다. 미국 대학 스포츠는 풋볼, 농구 등 프로스포츠의 기반 역할을 할뿐만 아니라 아마추어 스포츠의 기반 역할도 하고 있다. 한마디로 미국 스포츠의 기반이 흔들릴 수도 있다는 뜻이다.
이는 결국 위정자들의 코로나19에 대한 안일한 대처의 결과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을 비롯해 일부 지역 주지사들은 코로나19의 심각성을 제대로 인지하지 못했고, 경제 재개를 서두르고 마스크 착용 등 간단한 조치조차 제대로 장려하지 않으면서 피해를 키웠다. 스포츠 일러스트레이티드는 "스포츠의 가장 오래된 격언 중 하나가 '상대를 존중하라'인데 미국은 코로나19를 존중하지 않았다"고 평했다. greatnemo@maekyung.com[ⓒ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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