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작년 한계기업 17.8% 급증…코로나에 올해는 더 늘어날듯
입력 2020-07-09 11:57 

코로나19 발발 전인 지난해, 국내 한계기업의 숫자와 종업원 수가 빠른 속도로 증가한 것으로 드러났다. 한계기업은 영업이익으로 이자도 감당 못 하는 등 재무 구조가 부실해 어려움을 겪는 기업을 의미한다. 올 들어 코로나19 사태로 기업경영이 최악 상황으로 내몰리면서 올해는 작년보다 한계기업 증가속도가 훨씬 빠를 것이라는 경고가 나온다.
9일 한국경제연구원에 따르면 2015~2019년 외감법을 적용받는 비금융기업 2만764개사를 분석한 결과 2019년 한계기업 수는 3011개사로 전년 대비 17.8% 늘었다. 한계기업에 종사하는 종업원 수는 2019년 27만명으로 전년대비 22% 늘어 최근 5년 중 가장 많은 수치를 기록했다.
기업 규모별로 보면 한계기업인 대기업이 341개사에서 413개사로, 중소기업인 한계기업은 2213개사에서 2596개사로 늘었다. 소속 직원 수는 대기업이 11만명에서 15만명으로, 중소기업은 10만명에서 12만명으로 증가했다. 한경연 관계자는 "한계기업 수는 중소기업에서 크게 늘었지만, 소속 종업원 수는 고용 인원이 많은 대기업에서 더 많이 증가했다"고 밝혔다.
한국의 한계기업 증가 속도는 주요국과 비교했을 때 가장 빠른 편이다. 세계 주요 거래소 상장기업을 대상으로 20개국을 비교한 결과, 2019년 한국의 상장사 한계기업은 90개로 전년 74개 대비 21.6% 늘어 일본(33.3%)에 이어 두 번째로 높은 증가율을 기록했다. 증가율 상위 국가는 일본, 한국, 대만, 중국 순이었다. 한경연 관계자는 "아시아 제조업 중심 국가들을 중심으로 한 재무구조 악화가 뚜렷하게 나타났다"고 밝혔다.
상장기업 내 한계기업 비중의 증가율은 한국이 제일 높았다. 2019년 한국의 상장기업 내 한계기업 비중은 12.9%로 전년보다 2.3%포인트 높아졌다. 20개국 중 가장 가파른 증가폭이다. 비중 자체로는 20개국 중 16번째였다.
[김형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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