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부겸 전 의원이 9일 당대표 선출을 위한 8·29 전당대회 출마를 공식 선언하며 본격적으로 당권 경쟁에 뛰어들었다. 당초 당권 도전 의사를 내비쳤던 홍영표, 우원식 의원의 잇따른 불출마 선언으로 민주당 8·29 전대는 사실상 '대전 경선 전초전'을 띄는 김부겸 전 의원과 이낙연 의원 간 양자대결 구도로 재편됐다.
김 전 의원은 이날 오전 여의도 민주당당사에서 출마 기자회견을 갖고 "꽃가마를 타는 당대표가 아니라, 땀 흘려 노 젓는 '책임 당 대표'가 되겠다"며 "임기 2년간 당 대표의 중책을 완수해, 국민을 하나로 모아 더 큰 민주당을 만들어 정권을 재창출 하겠다"라고 밝혔다. 그는 대선을 위해 7개월 뒤 대표직을 내려놔야 하는 이 의원과 차별점을 강조하며 "당 대표가 되면 대선에 출마하지 않고, 어떤 대선 후보라도 반드시 이기게 하겠다"고 했다.
이어 그는 "내년 4월 7일 재보궐 선거의 승패는 문재인 정부 후반기의 갈림길"이라며 "이 중요한 선거를 코앞에 둔 3월에 당 대표가 사퇴하면 선거 준비가 제대로 되겠느냐"라고 반문했다. 김 전 의원은 앞으로 있을 2021년 9월 대선 후보 경선, 2022년 3월 9일 대통령 선거, 2022년 6월 1일 지방선거를 언급하며 "무엇보다 선거 결과를 책임질 당 대표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김 전 의원은 문재인 정부의 첫 행정안전부 장관을 지내며 전국적인 인지도를 갖추게 됐다. 아울러 TK(대구·경북) 출신인 김 전 의원은 민주당 소속으로 총선 등에서도 좋은 성적을 거둬 '지역주의 타파'의 아이콘으로 불린다. 김 전 의원은 이날 출마 선언에서도 "대구에서 8번 출마해, 지역주의 벽에 도전했다"며 영남의 300만표를 책임지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또 김 전 의원은 "김대중 전 대통령의 남북평화의 길, 노무현 전 대통령의 지역주의 타파의 길, 문재인 대통령의 촛불혁명의 길"을 언급하며 "민주당을 승리로 이끈 세 분의 길을 따랐다"며 "국민 삶을 책임지는 '책임국가'를 앞당기겠다"고 밝혔다. 그는 ▲포스트코로나 대비 ▲검찰 개혁 완수 ▲남북관계 개선 ▲부동산 시장 안정화 ▲균형발전과 자치분권 ▲노동과 일자리 문제 해결 등 6가지를 약속했다.
김 전 장관은 출마 선언을 마친 후 당분간 전국을 돌며 지역 표심 잡기에 나선다. 앞서 김 전 장관은 출마 의사를 공식화한 뒤 그제부터 1박2일 일정으로 자신에겐 '험지'인 호남을 방문했다. 김 전 장관은 전북 지역 기자간담회에서 "영·호남을 하나로 끌어안고 2년 임기의 중책을 완수하는 당 대표가 돼 문재인 정부의 성공, 민주당 재집권의 과업을 이루겠다"고 밝혔다.
한편 이낙연 의원은 지난 7일 국회에서 당대표 출마 선언을 통해 "민주화 이후 최장수 총리와 전례 없는 국난극복위원장의 경험을 살려 당면한 위기의 극복에 최선으로 대처하겠다"며 "국난극복의 길에 때로는 가시밭길도, 자갈길도 나올 것이다. 어떤 어려움도 마다하지 않겠다"고 했다.
[김정은 기자 1derland@mkinterne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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