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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에서 시즌 기다린 김광현 "꾹참고 버텼다" [현장인터뷰]
입력 2020-07-09 10:07  | 수정 2020-07-09 14:15
김광현은 코로나19로 시즌 개막이 연기된 이후 줄곧 미국에 머물렀다. 사진 MK스포츠 DB
매경닷컴 MK스포츠(美 세인트루이스) 김재호 특파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전세계를 뒤흔든 지난 4개월은 전세계 모든 사람들에게 어려운 시간이었지만,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 좌완 김광현(31)에게는 특히 더 힘든 시간이었다. 그는 이 시간을 어떻게 버텼을까?
김광현은 9일(한국시간) 부시스타디움에서 진행된 구단 여름 캠프 도중 취재진과 화상 회의로 인터뷰를 가졌다. 여름 캠프 재개 이후 처음으로 취재진을 만나는 자리였다.
지난 3월 중순 메이저리그 캠프가 중단된 이후, 김광현은 줄곧 세인트루이스에 머물렀다. 팀 동료 카를로스 마르티네스를 비롯한 일부 해외 출신 선수들은 자기 나라로 돌아가는 것을 택했지만, 김광현은 미국에 남았다. 류현진(토론토) 추신수(텍사스)처럼 가족들이 미국에 함께 있는 것도 아니었다. 가족들은 한국에 남아 있는 상황에서 그는 홀로 기약없는 기다림을 가졌고 지금은 첫 메이저리그 시즌을 준비하고 있다.
그는 "한국에 가야겠다는 생각은 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여기서 한국을 가면 앞으로 미국 생활을 하는데 있어 더 힘들 거 같아 꾹 참고 버텼다. 조만간 시즌이 시작할테니까 그것에 대한 믿음을 갖고 버틴 거 같다"며 그동안의 어려움을 토로했다.
부시스타디움에서 함께 캐치볼을 했던 팀 동료 애덤 웨인라이트는 그에게 은인이었다. "웨인라이트가 없었다면 한국에 가야하나 고민을 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자리를 빌어 다시 한 번 고맙다고 얘기하고싶다"며 그에 대한 고마움을 전했다.
그사이 웨인라이트 자녀들과도 친해진 김광현은 "처음에는 무서워하면서 '우리 아빠랑 6피트 떨어지라'는 말까지 들었는데 지금은 많이 친해졌다. 웨인라이트가 나중에 상황이 나아지면 집에 한 번 초대한다고 했다"며 그사이 있었던 일을 소개했다.


현재 한국에 머물고 있는 김광현의 가족들은 이번 시즌 김광현의 투구 모습을 TV로 지켜볼 가능성이 높다. 그는 "백신이 개발되면 (미국에) 들어오게 하겠는데 아직 그런 이야기가 없다. 안전한 곳에 있는 것이 맞다고 생각한다"며 가족들은 시즌중에도 한국에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낯선 나라에 혼자 던져졌다. 그에게는 외롭고 힘든 싸움이 될 터. 그럼에도 그는 지난 3개월간의 시간을 통해 많은 것을 배웠다고 털어놨다. "많은 공부를 했던 시간이다. 앞으로 어떤 경험을 하든 이것보다 외롭고 힘든 경험은 없을 것"이라며 앞으로의 시련을 이겨낼 수 있는 경험을 얻었다고 전했다. greatnemo@maekyung.com[ⓒ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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