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여름 역대급 폭염과 코로나19로 인한 '집콕족' 증가로 가정용 전기가 전년보다 11% 이상 증가한다는 국책연구원의 전망이 나왔다.
8일 에너지 경제연구원은 2020년 전력 수요 전망을 통해 '폭염 시나리오'를 제시했다. 이 시나리오에서 가장 큰 영향을 받는 전기 사용 부문은 가정용으로 나타났다. 연간 전력 수요가 전년 대비 5.5% 증가하고 여름철이 포함된 3분기에는 전력 수요가 11.1% 증가할 것으로 전망됐다. 이 시나리오는 올 여름을 2018년에 준하는 폭염이 온다는 전제로 추산한 결과다.
이는 폭염 영향을 제외한 기준 시나리오에 비해 전력 수요 증가율이 연간으로 2.4% 포인트 3분기 기준으로 8.3% 포인트 높은 수치다. 에경연은 "폭염 시나리오에서 가정 부문 전력 수요가 이렇게 큰 폭으로 증가하는 것은 기온 효과와 코로나19로 인한 재택시간 증가 효과가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로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폭염을 가정하지 않은 기존시나리오 대로더라도 가정용 전기 사용 증가는 두드러진다. 가정 부문에서 코로나19의 영향은 다른 부문과는 반대 방향으로 나타날 것으로 예상된다. 올해 사회 전반적 외부 활동이 줄어들고 가정에서 보내는 시간이 길어지며 전력 수요가 전년 대비 3% 정도 증가할 전망이다.
반면에 상업 부문에서는 코로나19로 인해 도·소매, 음식·숙박, 공연·예술·스포츠 업종 등을 중심으로 수요가 대폭 감소하여 전력 수요가 1% 정도 감소할 것으로 전망된다. 산업 부문 전력 수요는 전세계적 불경기로 제조업 생산 활동이 대폭 둔화되어 전년 대비 1.4% 감소할 전망이다.
다만 코로나19의 영향이 가정 부문에서 다른 부문과는 반대로 나타남에 따라 가정 부문에서는 전력 수요가 상반기에 더 빠르게 증가하고 하반기에는 증가세가 소폭 둔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폭염으로 인한 전력 수요 증가는 전력 소비 비중이 낮은 가정 부문을 중심으로 나타나면서 전체 전력 수요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을 전망이다. 다만 에경연 측은 "2016년과 2018년 여름철 폭염으로 최대전력이 대폭 증가한 사례가 있는 만큼, 평년 대비 무더운 여름이 예상되는 올해에도 이에 대한 대비가 필요하다고 생각된다"고 밝혔다.
[오찬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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