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의 두터운 신임을 받는 프랑스의 새 내무장관이 자신의 성폭행 의혹에 대한 수사가 여전히 진행되는 상황에서 경찰을 통솔하게 돼 논란이 일고 있습니다.
37살 제랄드 다르마냉 내무장관이 취임한 현지 시간으로 어제(7일) 파리 시내의 내무장관 집무실 근처에서는 20여 명의 페미니스트 활동가들이 시위를 벌이고 "다르마냉은 강간범"이라면서 사퇴를 요구했습니다.
이들이 시위에 나선 것은 다르마냉 장관이 2009년 한 여성을 성폭행했다는 의혹에 대한 검찰의 수사가 진행되고 있기 때문입니다.
다르마냉은 우파정당 대중운동연합(UMP·공화당의 전신)의 법률담당 당직자로 재직하던 지난 2009년 법률적 문제와 관련해 도움을 청한 한 여성에게 법적으로 유리한 위치를 보장해 주겠다면서, 성관계를 강요하고 성폭행한 혐의를 받고 있습니다.
이 여성은 다르마냉이 마크롱 정부에서 예산 장관으로 발탁된 뒤인 지난 2018년 8월 소송을 제기했고, 다르마냉은 합의하고 성관계를 한 것이라면서 이 여성을 무고로 맞고소했습니다.
프랑스 검찰은 다르마냉의 피고발 사건을 증거불충분을 이유로 2018년 말 불기소했으나, 법원은 검찰의 불기소 결정이 부당하다면서 올해 초 재수사를 명령했습니다.
주점 주인인 아버지와 은행 청소부였던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다르마냉은 니콜라 사르코지 전 대통령 재임 때 두각을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그는 중도우파의 유망주로 주목을 받아오다 2017년 마크롱 대통령 집권 후 예산부 장관으로 입각했습니다.
전날 이뤄진 개각에서 그는 경찰과 국내 치안을 총괄하는 핵심부처인 내무부를 맡아 마크롱의 두터운 신임을 받고 있음을 보여줬습니다.
그러나 다르마냉이 성폭행 혐의를 벗지 못한 상황에서 경찰을 관리·감독하는 내무장관에 임명된 것은 부적절하다는 비판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더군다나 내무부의 시민사회 문제 담당 부장관으로는 직전까지 양성평등 국무장관으로 일했던 마를렌 시아파가 나란히 임명됐습니다.
성 평등 장관을 역임한 사회당의 로랑스 로시뇰 상원의원은 이번 인사에 대해 "마크롱 대통령이 성폭력에 항의하는 모든 이들의 얼굴을 대놓고 후려친 셈"이라고 비판했습니다.
그러나 엘리제궁은 전혀 문제가 없는 인사라고 반박했습니다.
엘리제궁의 한 관계자는 다르마냉의 성폭력 의혹은 그의 내무장관 임명에 전혀 걸림돌이 되지 않았으며, 사건 자체도 현재 그에게 유리하게 돌아가고 있다고 말했다고 AFP통신이 전했습니다.
신임 정부대변인(장관급)인 가브리엘 아탈도 이날 개각 후 첫 국무회의가 끝난 뒤 브리핑에서 다르마냉은 무죄 추정의 원칙으로 보호받아야 한다며 "사건의 조사가 진행되고 있다고 해서 죄가 있다고 추정할 수는 없다"고 말했습니다.
[MBN 온라인뉴스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