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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맨스 좀 걷어내지 ‘에베레스트’[한현정의 직구리뷰]
입력 2020-07-08 07:45  | 수정 2020-07-08 10:07
[매일경제 스타투데이 한현정 기자]
당신이 정상에 오를 거라고 믿어요.”
물론 믿었다. 정상에 오를 거라고. 다만 이렇게 오를 줄은 몰랐다. 잘 가다 한 번씩, 아니 계속. 과한 로맨스 바람이 끝없이 불어오니 자꾸만 휘청거리고 넘어진다. 정작 클라이맥스가 왔을 땐, 이미 온 힘을 다해 뛰어 오를 에너지를 소진했다. 명관, 그 가치를 스스로 깎아내린 ‘에레베스트다.
중국 영화 에베레스트는 인생의 목표였던 에베레스트를 정복하고도, 하나의 사건으로 인해 삶의 모든 것을 잃어야만 했던 한 남자가 동료들의 명예와 사랑하는 연인과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다시 한 번 정상에 도전하는 초대형 클라임 블록버스터다.
강렬한 카리스마를 발산하는 오경이 등반대 대장 ‘방오주로 분해 극한의 정상에 오르기 위해 15년간 도전을 멈추지 않는 캐릭터로 완벽 빙의했다. 따뜻한 동료애와 숨 막히는 클라임 액션으로 눈길을 사로잡는다.
기상학자 ‘서영으로 분한 장쯔이는 등반대의 등정을 성공시키기 위해 다방면에서 돕는 이번 캐릭터로 분해 지적인 매력을 뽐내지만 지나친 신파 서사로 뒤로 갈수록 흡입력이 떨어진다. 아시아 대세 배우로 떠오른 정백연 역시 등반대 팀원 ‘이국량으로 분해 상남자 매력으로 연기 변신에 성공했지만 구멍이 숭숭 난 서사와 군더더기 가득한 멜로 라인 때문에 뒷심을 잃고 존재감을 상실한다.
영화의 최대 강점은 역시나 미장센이다. 여기에 등반 과정에서 지속적으로 예측 불허 위기를 맞는 등반팀의 고군분투가 쫄깃하게 그려져 스릴감이 넘친다.
다만 그 외 모든 요소는 실망스럽다. 장황하게만 울려 퍼지는 1차원적인 음악 사용이라든지 평면적인 캐릭터가 갈수록 흡입력을 떨어뜨린다. 무엇보다 투 머치 멜로 라인이 장르물의 특성을 헤치며 영화의 즐길거리를 앗아간다.
배우들의 열정적인 연기에도 갈수록 캐릭터에 대한 애정도가 떨어지고 감동적인 결말에도 감흥이 별로 느껴지지 않는다. 마지막에 특별 출연한 성룡의 에필로그 역시 불필요한 군더더기.
오경, 장쯔이, 정백연 등 신구 중화권 스타들이 출연했고, 영화 ‘1917 ‘어벤져스: 엔드게임 제작진이 참여했다. 스케일을 제외하고는 이름값에 걸맞는 감흥을 안겨주지 못한다. 매서운 멜로 바람에 무너진 ‘에레베스트다. 오는 22일 한국 개봉한다. 15세이상관람가. 러닝타임 115분.
kiki2022@mk.co.kr[ⓒ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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