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삼성 `반도체` LG `가전`…코로나 막은 일등공신
입력 2020-07-07 16:45  | 수정 2020-07-07 16:47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코로나19 여파에도 컨센서스를 상회한 호실적을 냈다. 타 사업부문은 주춤하는 사이에 삼성은 반도체, LG는 생활가전이 전체 실적을 견인했다. 최악의 성적을 거둘 거란 당초 예상을 뒤집은 '어닝서프라이즈'다.
7일 삼성전자는 2분기 잠정 실적발표를 통해 매출 52조원, 영업이익 8조1000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전년 동기 대기 매출은 7.36% 감소, 영업이익은 22.73% 증가했다.
특히 영업이익의 경우 증권사가 예상한 실적 전망치(컨센서스)를 크게 상회한 수준이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가 집계한 6조4703억원 보다도 25% 가량 높다.
잠정실적이라 사업부문별 성적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가전과 스마트폰 사업이 주춤한 상황에서 서버용 메모리 반도체가 코로나19 특수로 높은 수요를 보이면서 전체 실적을 견인한 것으로 분석된다.
스마트폰 판매 감소에도 불구하고 코로나19로 재택근무, 온라인 수업, 화상회의, 게임 등 언택트 수요 증가로 서버·PC 업체들의 반도체 수요가 증가한 덕이다.
[자료 편집 = 김승한 기자]
반도체 수요가 탄탄히 받쳐주면서 삼성전자 등 국내 반도체 기업의 주력 제품인 D램 고정 거래 가격도 지난 5월까지 5개월 연속 상승하며 실적 개선에 영향을 미쳤다.
유진투자증권은 2분기 삼성전자 반도체 부문 매출과 영업이익을 각각 19조1000억원, 5조4000억원으로 내다봤다. 전년 동기 대비 18.6%, 58.8%씩 증가했다. DB금융투자도 삼성전자 반도체 2분기 매출과 영업이익을 18조6000억원, 5조1000억원으로 전망했다.
이는 전년 동기뿐만 아니라 올해 1분기(매출 약 17조6400억원, 영업이익 3조9900억원)보다도 개선된 수준이다. 지난해 반도체 공급 과잉과 가격 하락으로 실적이 악화했던 것에 따른 기저효과도 있으나 코로나19로 모바일 수요가 감소한 것 치고는 주목할 만한 성과다.
특히 서버용 메모리반도체 특수가 제 역할을 톡톡히 한 것으로 풀이된다. 코로나19로 글로벌 일부 사업장 일시 폐쇄되면서 생산차질 및 수요악화로 고전이 예상됐으나 재택근무, 온라인 수강 등 서버향 반도체가 호조를 보였다.

더불어 최근 마이크론은 지난 3~5월 매출이 지난해 대비 13.6% 증가한 54억3800만달러를 올렸다고 발표하며 다른 반도체 업체들도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당시 마이크론은 코로나19 영향으로 데이터 클라우드 수요가 증가했다고 언급했다.
마이크론은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을 비롯해 메모리 3강 업체로 불린다. 통상 마이크론 실적은 두 업체 성적의 기준이 되기도 한다.
전문가들은 일단 삼성전자는 3분기도 2분기보다 실적 개선이 뚜렷할 것으로 내다본다.
D램 등 메모리 반도체 수요의 일시적 감소와 가격 하락이 예상되지만 모바일과 게임기 등에서 반도체 수요가 증가하고 주춤했던 가전과 모바일 판매도 증가하면서 매출은 60조원, 영업이익은 9조원을 넘어설 것으로 업계는 추산한다.
[자료 편집 = 김승한 기자]
같은 날 LG전자도 2분기 잠정실적 발표를 통해 연결기준 매출 12조8340억원, 영업이익 4931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각각 17.9%, 24.4% 감소했지만 LG전자 역시 증권사 전망치를 상회했다. 특히 영업이익의 경우 에프앤가이드는 4058억원을 전망했는데 이와 비교하면 17.7% 웃도는 수준이다.
아울러 코로나 등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지난 1분기와 함께 상반기 영업이익은 4년 연속으로 1조5000억원을 넘어설 것이 거의 확실시됐다.
이번 실적은 LG전자의 주력인 가전 부문이 큰 버팀목이 됐다. 북미와 유럽이 셧다운 영향으로 부진했지만 국내에서 프리미엄 중심의 생활가전이 기대 이상으로 팔렸다.
증권업계는 LG전자 생활가전 부문의 매출이 5조2000억∼5조3000억원대, 영업이익은 5000억원대로 예년보다는 다소 감소하지만, 지난 1분기에 이어 2분기에도 미국 월풀을 제치고 생활가전 매출과 영업이익 부문에서 세계 1위를 달성한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최근 건강과 위생에 대한 관심이 커지면서 스타일러와 건조기, 식기세척기 등 스팀가전도 LG전자의 새로운 효자 제품으로 자리잡았다. 올해 여름 역대급 무더위가 예고되면서 6월 이후 에어컨 판매도 호조를 보이고 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생활가전의 영업이익률은 1분기 13.9%에 이어 2분기에도 두 자릿수가 유력하다"며 "가전 사업부가 10% 넘는 영업이익률을 보이는 건 말이 안 되는 수준"이라고 말했다.
업계는 LG전자가 3분기 미국과 유럽의 대형 가전매장 오픈, 여름 가전인 에어컨 성수기 효과로 2분기에 비해 양호한 실적을 거둘 것으로 내다본다.
또 다른 업계의 관계자는 "코로나19 재유행으로 인한 셧다운 여부가 3분기 실적을 가를 것"으로 전망했다.
[김승한 기자 winone@mkinterne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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