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2분기 영업이익 8조원대를 돌파했다. 코로나19 여파로 최악의 성적을 거둘 거란 당초 예상을 비켜갔다.
가전·스마트폰이 주춤하는 상황에서 반도체가 전체 실적을 견인하며 컨센서스를 상회한 호실적을 기록했다.
7일 삼성전자는 연결기준으로 매출 52조원, 영업이익 8조1000억원의 2020년 2분기 잠정 실적을 발표했다. 전년 동기 대기 매출은 7.36% 감소, 영업이익은 22.73% 증가했다. 전기 대비로는 매출은 6.02% 감소, 영업이익은 25.58% 증가다.
매출액 대비 영업이익 비율인 영업이익률은 15.6%로 2018년 4분기(24.2%) 이후 가장 높았다.
2분기 삼성전자가 거둔 영업이익은 최근 한 달 치 증권사가 예상한 실적 전망치(컨센서스)를 크게 상회하는 것이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가 집계한 6조4703억원보다 25% 가량 높다.
잠정실적이라 사업부문별 성적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가전과 스마트폰 사업이 주춤한 상황에서 서버용 메모리 반도체가 코로나19 특수로 높은 수요를 보이면서 전체 실적을 견인한 것으로 분석된다.
스마트폰 판매 감소에도 불구하고 코로나19로 재택근무, 온라인 수업, 화상회의, 게임 등 언택트 수요 증가로 서버·PC 업체들의 반도체 수요가 증가한 덕이다.
반도체 수요가 탄탄히 받쳐주면서 삼성전자 등 국내 반도체 기업의 주력 제품인 D램 고정 거래 가격도 지난 5월까지 5개월 연속 상승하며 실적 개선에 영향을 미쳤다.
이는 전년 동기뿐만 아니라 올해 1분기(매출 약 17조6400억원, 영업이익 3조9900억원)보다도 개선된 수준이다. 지난해 반도체 공급 과잉과 가격 하락으로 실적이 악화했던 것에 따른 기저효과도 있으나 코로나19로 모바일 수요가 감소한 것 치고는 주목할 만한 성과다.
특히 서버용 메모리반도체 특수가 제 역할을 톡톡히 한 것으로 풀이된다. 코로나19로 글로벌 일부 사업장 일시 폐쇄되면서 생산차질 및 수요악화로 고전이 예상됐으나 재택근무, 온라인 수강 등 서버향 반도체가 호조를 보였다.
뿐만 아니라 최근 마이크론은 지난 3~5월 매출이 지난해 대비 13.6% 증가한 54억3800만달러를 올렸다고 발표하며 다른 반도체 업체들도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당시 마이크론은 코로나19 영향으로 데이터 클라우드 수요가 증가했다고 언급했다.
마이크론은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을 비롯해 메모리 3강 업체로 불린다. 통상 마이크론 실적은 두 업체 성적의 기준이 되기도 한다.
매장 폐쇄 등으로 극심한 부진이 예상됐던 IM(IT·모바일)부문과 CE(소비자가전)부문은 작년보다는 부진하지만 당초 시장의 우려에 비해서는 양호한 실적을 거둔 것으로 평가된다.
TV 등 CE부문과 모바일은 6월 들어 미국의 베스트바이, 유럽 세코노미 등 대형 가전유통업체의 오프라인 매장 재개장으로 판매가 늘면서 당초 시장의 우려에 비해선 양호한 성적을 거둔 것으로 보인다.
모바일(IM) 부문도 갤럭시 S20의 판매 부진에 따른 실적 악화가 우려됐으나 6월 이후 판매가 증가하면서 비교적 선방했다는 게 업계의 평가다.
무엇보다 무선·가전사업부 모두 오프라인 매장 폐쇄로 인한 마케팅 비용이 절감되며 영업이익과 영업이익률이 개선됐다.
이번 실적 호조에는 디스플레이 부문에서 북미 고객의 일회성 이익이 포함된 영향도 크다.
당초 디스플레이 부문은 모바일 OLED 가동률 하락으로 고정비 부담이 커지면서 5000억∼7000억원가량 적자전환할 것으로 예상됐으나 일회성 이익이 반영되며 흑자 전환한 것으로 보인다.
전문가들은 일단 삼성전자는 3분기도 2분기보다 실적 개선이 뚜렷할 것으로 내다본다.
D램 등 메모리 반도체 수요의 일시적 감소와 가격 하락이 예상되지만 모바일과 게임기 등에서 반도체 수요가 증가하고 가전과 모바일 판매도 증가하면서 매출은 60조원, 영업이익은 9조원을 넘어설 것으로 증권업계는 추산하고 있다.
다만 2분기에 기반영된 디스플레이 부문의 일회성 이익을 고려하면 3분기 실적이 2분기 수준에 그칠 가능성도 크다.
[김승한 기자 winone@mkinterne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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