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아시아나 인수자금은 못대줘"…HDC회사채, 기관외면에 미달
입력 2020-07-06 17:52  | 수정 2020-07-06 19:43
HDC현대산업개발이 3000억원 규모 회사채 수요예측에서 대규모 미달을 기록했다. 아시아나항공 인수를 둘러싼 불확실성에 주요 기관투자가들이 외면했기 때문이다. 신용등급 'A'인 건설업이란 점도 부정적 영향을 미쳤다. 6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HDC현대산업개발은 이날 3000억원어치 회사채 발행을 위한 수요예측에서 110억원의 매수 주문을 확보하는 데 그쳤다. 2년물(모집액 1500억원)엔 10억원, 5년물(500억원)엔 100억원의 자금이 들어왔다. 3년물 청약에 참여한 투자자는 단 한 곳도 없었다.
앞서 HDC현대산업개발은 2년물과 3년물의 가산금리(스프레드)를 최대 1.2%포인트까지 제시했다. 증권사 리테일과 채권형 펀드를 운용하는 자산운용사 수요를 확보하기 위해 금리 수준을 높게 제시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투자자들은 HDC현대산업개발 회사채에 부정적인 시선을 유지했다.
HDC현대산업개발 회사채의 대표주관사는 신한금융투자와 NH투자증권, 키움증권, 미래에셋대우, KB증권이다. 시장 관계자는 "HDC현대산업 개발이 넒은 금리 밴드를 제시했음에도 투자자들이 아시아나항공 인수건과 A급이라는 신용등급의 부담감으로 등을 돌렸다"고 말했다.
아시아나항공 인수 불확실성이 흥행 부진의 배경으로 꼽힌다. HDC현대산업개발은 증권신고서를 통해 모집액 중 1600억원가량을 '아시아나항공 신주 취득'에 사용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기관투자가들은 HDC현대산업개발과 KDB산업은행 간 '밀고 당기기'가 진행 중인 상황 자체를 리스크라 판단했다. 한 기관투자가는 "아시아나항공 인수 여부 자체가 불확실한지라 회사채 청약 참여 자체를 망설일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장기 신용등급이 'A'인 점도 또 다른 배경이다. 코로나19 확산으로 건설업 회사채는 시장에서 연신 고전하고 있다. 신용등급이 전체에서 넷째로 높은 KCC(AA-)조차 수요예측에서 모집액만큼의 수요를 이끌어내지 못했다. 지난 4월 말 회사채 발행에 나섰던 한화건설(A-) 역시 단 한 명의 투자자도 모집하지 못한 바 있다.
[강우석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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