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고 최숙현 선수 동료들이 전한 실상…미성년자에 술 강요·폭행에 고막 터져
입력 2020-07-06 11:45  | 수정 2020-07-13 12:05


경주시청 트라이애슬론(철인3종경기)팀 감독과 주장 선수, 팀닥터라고 불린 치료사에게 가혹 행위를 당한 선수는 무척 많습니다.

평창동계올림픽 봅슬레이·스켈레톤 국가대표 감독 출신인 미래통합당 이용 의원은 추가 피해자 8명의 목소리를 들었습니다.

이 중 2명은 오늘(6일)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했습니다.

다른 6명이 이용 의원실에 전한 추가 피해 사례도 무척 참혹했습니다.


"뺨을 맞고 가슴을 주먹으로 맞고, 명치 맞는 것은 일상"이라고 할 만큼 경주시청 트라이애슬론 선수들은 폭력에 노출돼 있었습니다.

이들은 "감독이 새벽에 훈련장에서 발로 손을 차 손가락이 부러졌다", "감독이 담배를 입에 물리고 뺨을 때려 고막이 터지기도 했다", "외부 인사와 인사만 해도 감독이 뒤통수를 때렸다", "실업팀에 처음 들어온 선수와 밥 먹으러 나갔다가, 메뉴를 기다리는 사이에 주장 선수가 '왜 밖에서 밥 먹냐, 체중 관리 안 하냐"로 전화로 혼내서, 시킨 밥을 먹지도 못하고 숙소에서 뺨을 맞았다"고 여러 폭행 피해 사례를 증언했습니다.

한 선수는 "합숙 생활 중 맹장이 터져 수술을 받았다. 퇴원하고 실밥도 풀지 않았는데, 훈련을 시키고, 감독이 '반창고 붙이고 수영하라. 그건 아무것도 아니다'라고 말했다"고 폭로했습니다.

감염 위험이 있는 '수술 직후 상처가 물에 닿는 위험한 행위'를, 감독이 선수에게 지시한 셈입니다.

가혹행위에 시달리다가 지난달 26일 세상을 떠난 고(故) 최숙현 선수의 진정서에는 '고교를 졸업하기 전에 경주시청 팀에서 훈련하다 음주를 강요당한 정황'이 담겼습니다.

이번 추가 피해자 진술에서 다시 한번 '미성년자 음주 강요 행위' 정황이 드러났습니다.

한 선수는 "감독이 2015년 뉴질랜드 전지훈련 당시 회식 때 고교 선수들에게도 술을 먹였다. '토하고 와서 마셔, 운동하려면 이런 것도 버텨야 한다'고 말했다"며 "당시 최숙현은 몸을 가누지 못할 정도로 화장실에서 엎어져서 속이 아파 소리만 질렀다"고 전했습니다.

미성년자 선수들의 음주 유혹을 차단해야 할 지도자가, 오히려 건강을 해칠 정도의 폭음을 강요했습니다.

경주시청 감독과 주장의 가혹행위는 선수들이 팀을 떠나려고 하거나, 팀을 떠난 후에도 계속된 것으로 보입니다. 자신이 가혹행위를 은폐하려는 정황도 있습니다.

추가 피해자는 "감독이 팀을 옮기는 과정에서 이적 동의서를 써주지 않으려고 연락을 끊었다", "팀을 옮기면 경기 중에 주장 선수가 때리며 보복하고, 폭언했다"고 했습니다.

경주시청을 떠난 다른 선수는 "(경주시청) 감독이 '혹시 어딘가에서 전화 오면 '그냥 몸이 좋지 않아서 팀을 떠났다'라고 말하라고 했다"고 밝혔습니다.

[MBN 온라인뉴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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