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세 시대'가 활짝 열리면서 80세 이상 고령층에서도 인공관절 수술(인공관절 치환술)을 하는 환자들이 늘고 있다. 고통을 참고 불편을 감수하며 사는 것보다 80세라도 수술을 하여 향후 15~20년간 활기차고 보람찬 여생을 보내고 싶은 의지가 적극 반영됐기 때문이다.
무릎 인공관절 수술, 즉 인공관절 치환술은 낡고 고장 난 자연관절을 대신해 인공관절로 교체하는 수술이다. 최근 의료선진국인 미국의 경우 인공관절 수술이 연간 100만례에 육박하고 있으며 우리나라도 10만례에 근접할 정도로 보편적 수술로 자리매김했다.
고령의 퇴행성 관절염 환자 중에는 아직도 인공관절 수술을 망설이는 이들이 많다. 왜일까? 먼저 인공관절 수술에 대한 두려움을 갖고 있는 어르신이 많다. 의료진 입장에서도 섣불리 고령환자의 수술을 결정할 수 없다. 고령환자는 수술 중 '색전증'등 합병증 위험이 있으며 수술 난이도도 그만큼 높아진다. 심지어 상급의료기관도 고령환자 수술을 반기지 않는 눈치다. 그러나 최근 의료선진국인 미국에서 발표된 인공관절 수술 통계에 따르면 '75세 전'수술 케이스와 '75세 이후'수술 케이스의 수술 결과를 비교해 보았을 때 두 케이스 모두 양호한 것으로 보고 됐다.
보건복지부 지정 관절전문 연세사랑병원 고용곤 병원장(정형외과 전문의)은 "최근 미국서 발표된 통계 결과를 보면 75세 이상의 고령에서도 인공관절 수술결과가 좋은 것으로 보고되었다"며 "물론 고령자는 근력이 약하기 때문에 수술 이후 상대적으로 재활이 길어질 수 있으며, 수술 중 합병증을 조심해야 한다는 점에서 차이점은 있다'고 설명했다.
연세사랑병원은 수술의 정교함을 향상시킨 '맞춤형 인공관절 수술'을 자체 개발해 시행하고 있다. 바로 '3D 맞춤형 인공관절 수술'이다. 실제로 해당 의료기관에서는 80세 이상의 고령환자가 해마다 300여명씩 수술을 받고 있으며 결과도 좋은 것으로 알려졌다.
'3D 프린팅'을 접목시킨 이 수술은 환자 개인마다 다른 무릎관절과 뼈 모양을 분석해 환자에게 꼭 맞는 '맞춤형' 인공관절과 수술도구를 사전 제작해 수술을 시행하는 방법이다. 관련 설계 특허도 2건 보유하고 있다. 맞춤 치료를 위한 'PSI'의 제작비용도 병원 측에서 지원하고 있다.
이로써 획일적으로 같은 크기와 모양의 인공관절과 수술도구를 사용하는 기존 수술과 비교해 수술시간 단축은 물론, 수술의 정확도 향상, 감염 및 합병증 예방, 인공관절 수명연장까지 기대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특히 단축된 시간에 정확한 수술이 가능해지면서 수술 중 환자의 출혈량도 감소시킬 수 있게 됐다. 덕분에 '색전증'과 '폐색전' 등 부작용의 위험성도 낮춰 고령자도 맞춤 수술이 가능해졌다. 게다가 해당 의료기관의 경우 인공관절 수술의 경험이 많은 정형외과 전문의가 다수 포진해 있다. 합병증의 위험성을 대비하기 위한 내과와의 협진 시스템도 갖췄다. 수술 이후에는 환자의 기능 개선과 통증완화를 돕는 비수술센터, 물리치료센터, 스포츠재활센터 등 전문센터를 운용하며 '증상의 진단부터 수술, 재활까지 한 번에 해결할 수 있는 '원스톱 의료 서비스'를 제공해 완치를 돕고 있다.
고용곤 연세사랑병원장(정형외과 전문의)은 "본원은 맞춤형 수술도구인 PSI를 자체 개발해 환자 개개인에 맞는 맞춤형 인공관절 수술을 진행해 만족도를 높이고 있다"며 "현재까지 80세 이상 고령환자의 인공관절 수술을 1,300여건 시행했고 수술을 받은 대부분의 어르신이 높은 만족도를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이병문 의료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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