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해외주식 거래액 사상최대…개인투자자 "국내는 좁다"
입력 2020-07-05 17:39  | 수정 2020-07-05 20:19
◆ 해외주식투자 전성시대 ① ◆
지난달 국내 투자자들의 해외주식 거래대금이 186억달러(약 23조원)로 급등하며 월별 거래대금으로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국내 개미투자자들 매수세가 국내 증시를 떠나 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산업 주도권을 쥐게 될 해외로 옮겨 가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한국예탁결제원 증권정보포털 세이브로에 따르면 올해 초만 해도 55억달러 수준이던 해외주식 월별 거래대금이 3월 코로나19 팬데믹 국면에서 138억달러로 2.5배 증가했다. 이후 4~5월은 다소 주춤한 124억달러를 기록했으나, 6월 들어 다시 186억달러로 급증했다. 코스피 6월 거래대금은 287조6419억원이었다. 해외주식 거래대금이 코스피 전체 거래대금의 10분의 1 수준까지 치고 올라온 것이다. 특히 코스피 거래대금은 개인과 외국인, 기관, 연기금 거래를 합산한 것이지만 한국예탁결제원이 집계하는 해외주식 거래대금은 대부분 개인의 '해외직구'라는 점을 감안하면 실제 해외주식 비중은 통계상 숫자 이상으로 커졌다고 볼 수 있다.
코로나19로 금융시장이 대폭락한 후 국내 주식시장은 그 어느 곳보다 빠르게 반등했지만 코로나19 국면이 진정되자 개인투자자들은 오히려 해외주식을 유망하게 보고 눈을 돌린 것으로 볼 수 있다.
해외주식에서 미국 주식 비중은 압도적이었다. 코로나19에도 흔들리지 않고 쭉쭉 뻗어나가는 미국의 소위 '언택트 기업' '초우량 기술주' 등에 국내 투자자들이 느끼는 매력이 상당함을 보여준다. 올해 1월만 해도 전체 해외주식 거래대금 중 약 77.6%를 차지했던 미국 주식 거래대금은 6월 91.4%까지 치솟았다.

한국예탁결제원의 보관금액 기준으로 국내 투자자들이 가장 관심을 보인 종목 중 대부분이 미국 주식이었다. 이달 2일 기준 보관금액이 100억달러를 넘는 종목은 아마존(110억달러), 테슬라(106억달러), 마이크로소프트(100억달러)였다.
지난달 25일 정부가 발표한 세제개편안에 따라 2023년부터 그동안 비과세였던 국내주식 양도차익에 세금을 납부하게 되면서 해외주식 쏠림 현상이 더 심해질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그나마 국내주식 직접투자는 연 2000만원까지 비과세 혜택을 받지만 펀드는 해외주식과 합산해 250만원까지만 양도세를 면제받을 수 있다. 이럴 경우 국내 펀드에 투자하느니 성장성이 높은 해외주식으로 눈을 돌리는 투자자가 증가할 것이라는 얘기다.
[박인혜 기자 / 안갑성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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