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좀비·007·뮬란…CGV 적자탈출 도울까
입력 2020-07-05 17:24  | 수정 2020-07-05 19:24
코로나19로 직격탄을 맞았던 영화관에 조금씩 사람들이 모여들면서 CJ CGV 실적 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코로나19 사태 이후 처음으로 100만 관객을 모은 영화가 나온 데다 8월부터 해외 블록버스터들이 잇따라 개봉 준비에 들어가면서 3분기 흑자 회복 여부에 관심이 모아진다.
5일 영화진흥위원회 통합전산망에 따르면 좀비 영화 '#살아있다' 누적 관객 수는 145만3853명으로 집계됐다. 코로나19 사태 이후 처음으로 개봉 5일 만에 관객 100만명을 돌파해 화제가 되고 있다.
전체 영화 관객 수도 회복되는 추세다. 김회재 대신증권 애널리스트는 "휴일 관객 수는 작년 평균 100만명에서 지난 4월 5만명으로 급감했으나 6월 마지막 주에는 41만명으로 40%까지 회복됐다"며 "올해 국내 연간 관객 수는 전년 대비 50% 감소한 1억1000만명을 예상한다. 내년에는 1억9000만명으로 85% 수준까지 회복될 전망"이라고 분석했다.
업계에서도 '#살아있다' 흥행을 영화관 부활의 신호탄으로 보고 있다. 100만 관객이 들어왔는데도 코로나19 문제가 터지지 않는다면 안전한 영화 관람 가능성이 어느 정도 입증되는 셈이다. 이에 따라 기대작들의 추가 개봉이 가능해지고 더 많은 관객이 영화를 즐기는 선순환이 일어나게 된다.

실제로 코로나19로 개봉이 연기되거나 일정을 잡지 못했던 대작들도 속속 개봉을 확정하고 있어 영화계의 기대감을 보여준다.
우선 오는 15일에는 좀비 영화 '부산행'의 속편 격인 '반도'가 개봉한다. '반도' 투자배급사인 NEW 주가가 지난주에만 31% 올랐을 정도로 시장의 기대가 큰 작품이다.
다음달 12일에는 크리스토퍼 놀런 감독 작품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는 '테넷'이 손님 맞이에 나서고, 디즈니 야심작 '뮬란' 역시 다음달 개봉을 앞두고 있다.
업계에선 특히 '테넷' '뮬란' 개봉과 성적을 예의 주시하고 있다. 한국 영화만으로 관객을 끌어들이는 데는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영화관이 완전히 부활하기 위해선 해외 블록버스터 개봉이 계속 이어져야 하는데, 코로나19 재확산 우려 속에 해외 블록버스터 성공 사례가 나와준다면 극장 실적 회복의 청신호가 켜지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한국은 다른 국가에 비해 코로나19 방역이 상대적으로 잘된 편이어서 영화관이 다시 문을 열 수 있었지만 문제는 콘텐츠"라며 "해외 블록버스터 영화 개봉이 차질 없이 이뤄지고 흥행 성적도 좋게 나와야 추가적으로 해외 영화들이 더 상영될 수 있고 영화관도 다시 살아날 수 있다"고 말했다.
띄어 앉기 시행으로 관객 수가 줄어드는 것도 크게 걱정할 사항은 아니라는 의견이다. 김 애널리스트는 "현재 일행끼리 2~3자리는 붙어 앉을 수 있고 다른 일행과 띄어 앉는 방식이어서 영화관 70% 수준까지는 수용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유상증자로 재무구조가 개선되는 것도 호재다. 대신증권은 유상증자 후 CJ CGV 부채비율이 지난 1분기 845%에서 560%로, 리스 부채를 제외하면 246%로 개선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따라 증권가에선 조심스럽게 CJ CGV 실적 반등을 점치고 있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이 회사의 2분기 연결 기준 매출액과 영업손실 전망치는 각각 1649억원, 767억원이다. 1분기 영업손실 716억원에 비해 적자폭이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 것이다. 그러나 3분기 매출액과 영업이익 전망치는 4092억원, 200억원으로 흑자 전환에 성공하고 매출액도 전 분기 대비 2.5배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일각에선 3분기 역시 적자를 면하지 못할 것이라는 전망도 여전하다. 홍세종 신한금융투자 애널리스트는 지난 3일 리포트를 통해 CJ CGV 2분기와 3분기 연결 기준 영업손실을 각각 1380억원, 376억원으로 전망했다. 이어 투자 의견을 매수에서 단기매수(Trading Buy)로 하향 조정하고 목표가도 3만868원에서 2만1500원으로 대폭 낮췄다.
[우제윤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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