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중기대출 '꽁꽁'…은행 금고 '텅텅'
입력 2009-04-02 11:48  | 수정 2009-04-02 13:02
【 앵커멘트 】
올해 안에 은행의 중소기업 대출을 50조 원까지 늘린다는 정부계획이 차질을 빚고 있습니다.
특히 은행의 수신이 줄어들면서 중기대출을 더욱 압박할 전망입니다.
강태화 기자가 보도합니다.


【 기자 】
올해 1분기 은행권의 중소기업 대출잔액은 모두 431조 원.

지난해 말보다 9조 원 증가했습니다.

한 달 평균 3조 원 느는 데 그쳐, 정부가 '호언장담'했던 5조 원에 턱없이 부족합니다.

특히 지난해 1분기 중기 대출이 16조 원 증가했던 점을 감안하면, 이번 성적은 더 초라해집니다.


정부도 할 말은 있습니다.

계획을 세울 당시 경제성장률 전망치는 3%로, 마이너스 성장이 확실시되는 지금의 상황과는 다르다는 겁니다.

그렇다고 목표를 낮추기도 쉽지 않습니다.

당장 은행들이 또다시 대출을 틀어막아 버릴 가능성이 크기 때문입니다.

더 큰 문제는 은행의 '곳간'이 비어간다는 점입니다.

은행 금리가 빠르게 하락하면서 예금이 다시 증시로 빠져나가고 있습니다.

이른바 '머니무브' 현상의 재현입니다.

심지어 국민은행 등 일부 은행에서는 대출이 수신을 넘어서는 역전현상까지 나타나면서 유동성에 대한 우려마저 나오고 있습니다.

금융감독원 역시 이점을 주시하고 있습니다.

김종창 금감원장은 자금 지원 확대에 주력하던 그동안의 감독정책을, 금융기관의 건전성 관리로 전환하겠다고 밝힌 상태입니다.

중기대출을 마냥 늘리기도, 그렇다고 은행에 빡빡한 '잣대'를 제시하기도 어려운 상황.

건전성과 실물경제 지원 사이의 균형을 맞추기 위한 금융당국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습니다.

mbn뉴스 강태화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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