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SK바이오팜은 이틀 연속 가격제한 폭(29.92%)까지 치솟으며 16만5000원에 거래 중이다. 전일 코스피에 상장한 회사는 공모가(4만9000원)의 2배인 9만8000원으로 진입한 이후 곧이어 29 59% 급등하면서 시장 존재감을 드러냈다. 공모가격 기준으로 이날까지 수익률만 무려 236.7%다.
SK바이오팜의 흥행은 이미 예견된 시나리오였다.
앞서 지난달 진행된 일반투자자 청약경쟁률은 323.02대 1로 증거금은 기업공개(IPO) 사상 최대인 31조원이 몰린 바 있다. 이는 2014년 제일모직이 세운 기록(30조649억원)을 뛰어넘은 수치다.
시가총액 역시 첫날 9조원을 돌파하며 아모레퍼시픽을 가볍게 뛰어 넘더니 이날에는 12조9217조원으로 오르며 LG전자, 한국전력을 앞지르고 시총 21위에 안착했다. 20위인 기아차와의 차이는 1000억원 가량이다.
SK바이오팜이 국내 증시 속 화려한 조명 받는 동안 SK 그룹주는 쓴웃음을 짓고 있다. 코스피 전체 하락률 가운데 1~3위는 SK그룹주가 나란히 이름을 올렸다.
SK네트웍스우가 전일(29.91%)에 이어 이날에도 25.33%(5만7000원) 떨어진 16만8000원에 거래되고 있다. 같은 시간 SK우(18.07%↓), SK디스커버리우(12.13%↓), SK디스커버리(5.26%↓), SKC솔믹스(3.24%↓) 등 이틀 연속 하향 곡선을 그리고 있다.
SK바이오팜 상장 직전까지 연일 주가 상승세를 탄 것과 대조적인 상황이다. 지난달 29일에는 SK케미칼, SK디스커버리, SK네트웍스우 모두 나란히 52주 신고가를 경신하기도 했다.
증권가에서는 이런 호재는 미리 지주사 주가에 선반영되면서 주가 상승 요인의 매력이 사라진 점이 주효했을 것으로 설명했다. SK바이오팜이 상장하면서 주가 급등에 대한 밸류에이션(실적 대비 주가 수준) 부담으로 차익실현이 일부 발생했다는 얘기다.
최관순 SK증권 연구원은 "SK 바이오팜의 성공적인 IPO로 비상장 자회사인 SK실트론, SK 팜테코 등의 가치도 시장에서 재부각될 것"이라며 "향후 SK 바이오팜의 주가가 추가 상승할 경우 75% 지분을 보유한 SK의 가치도 덩달아 상승하며 밸류에이션 부담도 완화될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여기에 초반 패시브 자금 매입 수요에 대해서는 지나친 낙관은 경계해야 한다는 조언도 잇따른다. 일반적으로 주요 지수 편입이 예고된 종목의 경우 투자자들이 매수가 집중돼 지수 편입 전까지 주가 상승세가 나타난다. 그러나 SK바이오팜은 이미 수익률이 200%를 넘기며 주가 오버슈팅(적정 수준 이상의 가격 급등)에 대한 우려도 나오고 있다.
강송철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코스피200이나 MSCI(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I 편입은 시일 걸릴 가능성이 높다"면서 "과거 셀트리온헬스케어, 넷마블, 삼성바이오 등 대형 IPO 종목들이 MSCI, 코스피200, 코스닥150 편입시점까지 주가가 상승했던 경험은 있지만, SK바이오팜은 상장 첫날 공모가 대비 160% 상승하면서 과거 해당 종목들의 수익률을 이미 상회했다"고 언급했다.
[김규리 기자 wizkim61@mkinterne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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