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혹 행위에 시달리다가 극단적 선택을 한 트라이애슬론 유망주 고(故) 최숙현 선수의 억울함을 해소해달라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최 씨와 관련한 국민청원 2개가 지난 1일 개시돼 2일 오전 10시 기준 각각 1만6987명, 3811명의 동의를 받았다.
두 청원은 모두 최 씨의 지인이 작성한 것으로 전해졌다.
최 씨는 트라이애슬론 국가대표, 청소년 대표 출신으로 지도자·선배 등의 가혹행위에 시달리다가 지난 6월 26일 부산의 한 숙소에서 극단적 선택을 했다.
최 씨의 지인으로 알려진 한 청원인은 국민청원 게시물에서 "(감독, 선배, 팀 주치의가) 슬리퍼로 얼굴을 치고 갈비뼈에 실금이 갈 정도로 구타했고 식고문까지 자행했다"고 밝혔다.
청원인은 "(고인이) 참다못해 고소와 고발을 하자 잘못을 빌며 용서해달라던 사람이 정작 경찰 조사가 시작되니 모르쇠로 일관하며 부정했다"며 "최 선수는 이런 고통과 두려움 속에 하루하루를 견디다 못해 극단적인 선택을 할 수밖에 없었다"고 전했다.
또 다른 청원인은 "도움을 요청한 모든 공공기관과 책임 있는 부서들은 그녀를 외면했고, 사건의 해결보다는 그것이 밖으로 새나가는 것을 두려워하는 모습만을 보여주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최 씨는 '힘 있는 분들과 국가조차 나의 권리를 지켜줄 수 없을지도 모른다'는 극한의 심리적 압박과 스트레스를 받으며 폭력을 당하던 당시보다 더 큰 절망 가운데 생을 감내해야 했다"고 덧붙였다.
두 청원 글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도 공유되고 있어서 더 많은 시민의 동의를 받을 전망이다.
앞서 고인은 지난 2월 경주시청 감독과 팀 주치의, 일부 선배를 가혹행위와 관련해 고소한 바 있다.
또 지난 4월에는 대한체육회, 대한철인3종협회에 신고하고 진정서를 제출하기도 했다.
청원 게시물과 고소 내용 등에 따르면 가해자들은 최 씨가 경주시청 팀원들과의 식사 자리에서 탄산음료를 시켰다는 이유로 20만원 정도의 빵을 먹게 했다.
더불어 복숭아 1개를 먹고도 감독에게 보고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폭행했고, 체중 조절에 실패하면 3일간 최 씨를 굶게 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상현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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