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코로나19 치료제 렘데시비르 공급 시작
입력 2020-07-01 14:36  | 수정 2020-07-08 14:37

국내 첫 코로나19 공식 치료제로 확정된 '렘데시비르'가 1일부터 국내에 공급됐다. 이날 질병관리본부는 폐렴 등 중증 환자를 대상으로 렘데시비르를 우선 투약할 것이라고 밝혔다.
렘데시비르는 신종플루 치료제 '타미플루'를 개발한 미국 제약사 길리어드사이언스가 에볼라바이러스 치료제로 만든 항바이러스제다. 렘데시비르는 사람 세포 속에 들어온 코로나19 바이러스 증식을 멈추게 하는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미국 국립보건원(NIH)도 이 약물이 코로나19 환자의 회복 기간을 15일에서 11일로 단축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를 낸 적이 있다. 사망률은 렘데시비르를 투약한 실험군이 7%, 그렇지 않은 비교군은 12%에 달했다.
질본은 지난 5월 말 중앙임상위원회 의견을 반영해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렘데시비르에 대한 해외 의약품 특례수입을 신청했고 지난달 초 식약처는 이를 확정했다. 질본은 국내 수입업체인 길리어드사이언스코리아와 국내 도입 협의를 통해 지난달 29일 의약품 무상공급 계약을 체결했다. 특례수입은 감염병 대유행 등 공중보건 위기상황에 대처하기 위해 관계 부처장 요청에 따라 식약처장이 국내에 허가되지 않은 의약품을 수입업자를 통해 수입하도록 하는 제도다. 다만 당국은 렘데시비르 도입물량 등에 대해서는 길리어드사와 계약 조건에 따라 공개하지 않기로 했다.
국내에서 렘데시비르를 투약받을 수 있는 환자는 폐렴이 있으면서도 산소 치료가 필요한 중증 코로나19 환자로 제한된다. 구체적으로는 흉부엑스선이나 컴퓨터단층촬영(CT)에서 폐렴 소견이 확인된 중증 코로나19 환자로 산소포화도가 94% 이하여야 한다. 특히 이들 가운데 산소 치료를 병행하며 증상 발생 후 10일이 경과하지 않은 환자만 렘데시비르를 투약받게 된다. 약물은 6바이알을 5일간 투여하는 걸 원칙으로 하되 필요 시 5일 더 연장해 최대 10일까지 투약할 수 있다.

해당 환자를 치료하는 병원은 국립중앙의료원에 의약품 공급을 요청을 해야 하며 중앙의료원은 필요한 경우 신종 감염병 중앙임상위원회에 자문을 요청해 투약 대상자를 결정한다. 당국은 중앙의료원에 렘데시비르 투약 신청과 투약대상자 선정, 환자모니터링 등 관리 업무를 위임했다.
정부는 7월까지는 렘데시비르 무상 공급물량을 우선 확보하고 8월부터 가격 협상을 통한 구매에 나설 방침이다. 정은경 질병관리본부장은 "렘데시비르 추가 물량 확보를 위해 길리어드사이언스코리아와 함께 계속 협력하는 등 치료제 확보에 최선을 다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코리아와 함께 계속 협력하는 등 치료제 확보에 최선을 다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날 공개된 다니엘 오데이 길리어드사이언스 최고경영자(CEO)의 약가 책정 관련 서한에 따르면 환자당 280만원 정도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날 길리어드사이언스코리아에 따르면 오데이 CEO는 지난달 29일 작성한 공개 서한을 통해 "선진국에서 렘데시비르 약가를 바이알당 390달러(약 47만원)로 책정했다"며 "환자 1명이 5일간 6바이알을 투여하기 때문에 환자당 2340달러(281만원)의 치료비가 발생할 것"이라고 밝혔다. 특히 그는 "국가별로 별도 약가 협상이 필요하지 않도록 렘데시비르 약가를 선진국중에서 가장 구매력이 약한 국가들도 부담할 수 있을 정도로 낮춰 책정했다"며 "이를 통해 보건의료 비용을 즉각 절감하는 걸 또 하나의 목표로 삼았다"고 강조했다.
[서진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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