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입국 탈북민 수가 올해 2분기 사상 최저를 기록했습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중국을 거쳐 국내로 들어오는 탈북루트가 사실상 전면 봉쇄되면서 탈북민 수가 급감한 것으로 분석됩니다.
오늘(1일) 통일부에 따르면 올해 2분기(4∼6월) 국내 입국한 탈북민 수는 12명으로 잠정 집계됐는데, 4월에 7명, 5월에 2명, 6월에 3명(잠정치)이었습니다.
2분기 탈북민 수는 통일부가 분기별 탈북민 수 통계를 집계하기 시작한 지난 2003년 이래 사상 최저 수준입니다.
1년 전과 비교하면 약 96% 급감한 수준으로, 지난해 2분기에는 모두 320명의 탈북민이 한국으로 들어왔었습니다.
직전 분기인 올해 1분기(1∼3월) 탈북민 입국 인원도 135명으로 집계돼 작년 같은 기간(229명)에 비해 약 41% 감소한 수준이었습니다.
올해 들어 탈북민 수가 급감한 것은 코로나19의 영향으로 비공식 탈북 루트가 폐쇄됐기 때문이라는 분석입니다.
김수암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통상 북·중 국경을 넘어 중국 내륙을 이동해 라오스나 태국에서 우리나라로 들어오는데, 일단 북·중 국경이 닫혔고 설령 넘어왔더라도 중국 내 이동이 제한돼 동남아시아로 이동할 수 없다"고 말했습니다.
통일부가 국회 외교통일위원회에 제출한 3차 추경용 검토보고서에 따르면 정부는 올해 연간 탈북민 입국 인원이 작년 대비 약 67% 감소한 약 350명 수준일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올해 상반기 탈북민에 대한 통일부의 정착금 예산 집행률도 본예산 기준 36.3%에 그치는 상황입니다.
코로나19 특수성을 배제하더라도 국내로 들어오는 탈북민 수는 해를 거듭할수록 점차 감소하는 추세를 보입니다.
2010년과 2011년에는 2천400∼2천700명 수준이었다가 점점 줄어 지난해는 1천47명까지 내려왔습니다.
이우영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는 "북한도 국가 시스템이 어느 정도 정상화하면서 이제는 생존을 위해 탈북하는 '생존형 탈북'에서, 가족 중 1명 정도만 남측으로 탈북해 생활비를 송금하는 '생활형 탈북'으로 변화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MBN 온라인뉴스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