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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LB 레전드들 "인종차별 커미셔너 새긴 MVP 상패, 이제 바꿔야"
입력 2020-07-01 07:59 
메이저리그 MVP 상패에는 초대 커미셔너 랜디스의 이름과 얼굴이 새겨져 있다. 사진=ⓒAFPBBNews = News1
매경닷컴 MK스포츠(美 알링턴) 김재호 특파원
메이저리그 양 리그 MVP에게 수여하는 상패에는 지난 1920년부터 1944년까지 메이저리그 커미셔너를 역임한 케네소우 마운틴 랜디스의 이름과 얼굴이 큼지막하게 새겨져 있다. 이를 두고 이제 변화를 줄 때가 됐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AP 통신'은 1일(한국시간) 배리 라킨을 비롯한 MVP 수상자 출신들의 랜디스 커미셔너를 MVP 상패에서 제외해야한다는 목소리를 전했다.
1920년 11월 메이저리그의 초대 커미셔너로 부임한 그는 '블랙삭스 스캔들'로 어수선했던 분위기를 정비했다는 공로가 있지만 동시에 인종차별주의자였다는 낙인도 찍혀 있다. 그가 죽고 2년반이 지난 1947년에서야 메이저리그는 흑인 선수에게 문호를 개방할 수 있었다.
1995년 신시내티 레즈 소속으로 MVP를 받았던 배리 라킨은 "그의 모습이 왜 상패에 있는지 모르겠다. 그는 메이저리그가 인종의 벽을 허무는 과정을 방해해왔고 흑인 선수들은 인종차별과 불평등을 겪어야했다"고 주장했다.
내셔널리그 MVP 3회 수상 경력의 마이크 슈미트는 "야구 역사에서 유색 인종에게 야구의 문을 계속해서 개방하지 않은 인종차별주의자를 꼽으라면, 랜디스가 그 후보가 될 수 있다. 1900년대 초반에는 그게 일상이었다. 그럼에도 그것은 옳지 않았다. MVP 상패에서 그의 이름을 제거하는 것은 그 시대의 불평등을 드러내는 일이 될 것이다. 나는 내 트로피를 다시 새길 의향이 있다"고 말했다.
1991년 내셔널리그 MVP 수상자인 테리 펜들턴은 "지금은 2020년이고 세상도 변했다. 더 나은 것을 위해 바꿀 필요가 있다. 동상도 허무는 시대다. 옳은 일을 할 필요가 있다. 지금이 그 이름을 바꿔야 할 때일지도 모른다. MVP는 그 자체만으로 의미가 있다. 다른 이름이 붙을 필요가 없다"며 이들의 의견에 동조했다.
메이저리그 MVP는 지난 1931년부터 미국야구기자협회(BBWAA)가 투표로 결정했다. 이들은 1944년 랜디스의 이름을 "기자들과의 관계를 기념하기 위해" MVP 상패에 새기기로 했고,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다.
이와 관련해 BBWAA 관계자는 회원중 이에 대한 문제를 제기하는 이가 있을 경우 이를 논의후 투표에 붙일 수 있다고 밝혔다. greatnemo@maekyung.com[ⓒ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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