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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투 이상으로 빛났던 최동환의 배려
입력 2020-07-01 05:00 
최동환은 425일 만에 승리투수가 됐다. 하지만 그는 팀과 동료에게 공을 돌렸다. 사진=천정환 기자
매경닷컴 MK스포츠(서울 잠실) 이상철 기자
425일 만에 승리투수였다. 기쁨이 컸을 텐데 최동환(31·LG)은 공을 동료들에게 돌렸다. 그의 배려는 그의 역투 이상으로 빛났다.
LG가 6월의 마지막 날 홈 6연패를 탈출했다. 잠실 kt전에서 4시간13분의 혈투를 펼친 끝에 4-3으로 이겼다. 연장 11회말에 터진 홍창기의 끝내기 홈런이 마침표를 찍었다.
홍창기는 데뷔 첫 홈런을 끝내기 홈런으로 장식한 KBO리그 역대 8번째 주인공이 됐다. 극적인 승부였다.
살얼음판을 걷던 LG는 kt를 제압하고 28승 20패로 공동 3위에 올랐다. 7연패 이후 3연승으로 반등에도 성공했다.
LG의 승리에 빼놓을 수 없는 수훈선수는 7번째 투수 최동환이었다. 10회초에 구원 등판한 그는 2이닝 1탈삼진 무실점을 기록했다. 투구수는 20개.
마무리투수 정우영이 8·9회초의 2사 2, 3루 위기를 가까스로 막았던 것과는 달랐다. LG 팬은 편하게 경기를 지켜볼 수 있었다. 최동환의 구위는 대단했다. 황재균 로하스 강백호 유한준 등 껄끄러운 타자들을 차례로 아웃시켰다. 시즌 최고의 퍼포먼스였다.
류중일 LG 감독도 비를 맞으며 연장까지 치러야 해 매우 힘든 경기였다. 그 가운데 경기 후반을 책임진 최동환이 잘 던졌다”라고 호평했다.

홍창기의 끝내기 홈런으로 최동환은 승리투수가 됐다. 시즌 첫 승으로 2019년 5월 2일 잠실 kt전 이후 425일 만이었다. 통산 7승째. 2017년부터는 해마다 1승만 거두고 있다. 그만큼 최동환에겐 매우 값진 기록이다.
홍창기의 끝내기 홈런에 가렸으나 최동환은 전혀 개의치 않았다. 오히려 후배의 데뷔 첫 홈런을 축하했다.
최동환은 악천후에도 모두가 최선을 다했기에 승리할 수 있었다. 데뷔 첫 홈런이자 매우 중요한 홈런을 친 (홍)창기에게 꼭 ‘축하한다는 말을 전하고 싶다”라고 소감을 밝혔다.
개인 활약에 대해선 특별히 포장하지 않았다. 그는 팀의 연승을 이어가는데 보탬이 된 것만으로도 기쁘다”라고 이야기했다.
그렇지만 최동환의 역투가 있었기에 가능했던 승리였다. 무엇보다 빛난 최동환의 공이었다. 그리고 그보다 더 빛난 최동환의 양보였다. rok1954@maekyung.com[ⓒ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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