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영월 세계국립대학총장 심포지엄, 졸속 행사 논란
입력 2009-03-31 13:50  | 수정 2009-04-01 08:34
【 앵커멘트 】
일부 지자체들의 보여주기 식 행사 유치를 두고 말이 많은 가운데, 강원도 영월군이 야심 차게 추진한 국제 학술행사가 졸속 운영 논란에 시달리고 있습니다.
무슨 일인지 김천홍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기자 】
폐광도시라는 우울한 이미지를 벗고 '박물관 고을'로 재탄생을 선언한 강원도 영월.

영월은 스위스 다보스 포럼과 같은 국제적 규모의 문화예술 포럼 개최를 목표로, 지난해 제3회 세계국립대학총장 문화예술교육심포지엄, 이른바 '유카위'를 유치했습니다.

그러나 전 집행위원 중 일부가 각계 기관에 진정서를 제출하면서, 행사는 시작도 되기 전에 삐걱거리고 있습니다.

▶ 인터뷰 : 행사 전 집행위원
- "행사가 한 달여 밖에 남지 않은 상황에서 발표자와 참여자가 전혀 나와있지 않고 모든 상황을 러시아에만 의존하고 있는 상황 자체가 문제라고 생각하고, 국가 혈세를 동원해 VIP를 초청한다는 말도 안 되는 이런 행사를 진행해야 하는지 전면적인 검토가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이에 대해 영월 측은 행사 대행업체 PCO 선정 과정에서 자신의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자, 억지를 부리는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그러나 정작 전 집행위원들이 제기한 문제에 대해서는 시원한 해명을 내놓지 못하고 있습니다.


60여 개국의 참가를 공언했지만, 현재까지 참가 의사를 밝힌 나라는 28개국.

그나마 '세계 국립대학총장 심포지엄'이라는 행사 이름이 무색할 정도로 '아카데미'나 '전문학교'가 대부분이고, 행사의 국제적 공신력에 대해서도 검증된 게 없습니다.

지난해 베트남에서 열린 2회 행사때도 고작 5개국이 참가했을 뿐이고, 어떤 나라, 어떤 도시와 경합을 거쳤는지 유치과정에 대한 설명도 없없습니다.

▶ 인터뷰 : 엄영호 / 유카위 조직위 사무처장
- "학교의 명성보다는 문화예술교육 쪽 전문성에 치우친 건 사실입니다…. 하지만, 행사 50일 앞두고 국제행사냐 아니냐 이건 좀 아니지 않으냐…."

쟁점이 되는 체재비 지원 등 예산 낭비 문제에 대해서도 근거가 빈약합니다.

▶ 인터뷰 : 엄영호 / 유카위 조직위 사무처장
- "우리 위원회에서 VIP로 초청하는 분들은 체재비를 부담합니다. 그런데 이분들은 포럼 추진 국제 위원으로 위촉하기 위한 과정이 되겠습니다."

인구 4만 명의 영월은 이번 행사에 절대 적지 않은 15억 원의 예산을 투입합니다.

그러나 성급한 유치 욕심과 내부 잡음으로 행사는 벌써 파행 우려를 낳고 있습니다.

mbn뉴스 김천홍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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