췌장암 투병 중인 프로축구 인천 유나이티드 유상철 명예감독이 다시 사령탑으로 복귀하고 싶다는 뜻을 밝혔습니다. 구단은 장고에 들어갔습니다.
오늘(29일) 인천 관계자들에 따르면 유 명예감독은 최근 구단 수뇌부를 만난 자리에서 심각한 성적 부진에 빠진 인천에 도움이 되고 싶다며 현장에 복귀하고 싶다는 뜻을 강력하게 밝혔습니다.
구단 고위 관계자는 "유상철 명예감독이 인천에 여러 가지로 마음을 많이 쓰고 있다는 점을 확인했다"면서 "어떻게 하는 게 구단 발전을 위해 현명한 선택인지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항암치료를 마친 유 명예감독은 건강을 많이 회복했고, 대외 활동도 가능하다는 소견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실제로 유 명예감독은 시즌 개막 뒤 인천의 홈 경기와 수도권 원정 경기를 거의 빠짐없이 찾았습니다.
그는 그제(27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인천과 FC서울의 경기도 관전했습니다.
이날 인천은 7연패에 개막 9경기 무승을 기록했고, 임완섭 인천 감독은 다음 날 자진해서 사퇴했습니다.
이 경기 뒤 유 명예감독의 복귀 의사를 재확인한 구단 수뇌부는 그에게 다시 지휘봉을 맡기는 방안을 두고 면밀한 검토에 들어갔습니다.
유 명예감독은 현재 인천 선수들과 코치진을 잘 알기에 팀을 빠르게 정상 궤도로 돌려놓을 적임자라는 평가가 나옵니다.
무엇보다도 지난 시즌 선수들과 똘똘 뭉쳐 '잔류 신화'를 쓴 경험이 있습니다.
췌장암과의 사투를 벌이고 있는 유 명예감독의 개인사 자체도 인천 선수들에게 큰 동기부여가 될 것으로 보인습니다.
하지만 유 명예감독이 췌장암에서 완치된 것은 아닙니다. 멀쩡한 감독도 건강이 망가지는 게 프로축구판입니다.
지휘봉을 잡은 유 명예감독이 만에 하나 스트레스를 이겨내지 못하고 다시 건강이 나빠진다면, 인천은 실로 엄청난 후폭풍을 감내해야 합니다.
프로야구의 경우 염경엽 SK 와이번스 감독이 성적 부담에 따른 극심한 스트레스 등으로 이달 25일 두산과 경기 중 쓰러져 입원 치료를 받고 있습니다.
인천으로선 유상철 명예감독의 복귀 시도가 사실상 '도박'에 가깝습니다.
유 명예감독의 건강이 악화한다면 시즌 두 번째로 사령탑을 교체해야 합니다. '절대 1약'으로 분류되는 인천으로서는 작은 위험 부담도 피해야 할 판입니다. 시즌 끝까지 안정적으로 팀을 지휘할 지도자를 찾는 게 급선무라는 지적이 나옵니다.
무엇보다도 '월드컵 영웅'을 다시 사지로 내몰았다는 매서운 비판에 직면하게 될 수 있습니다.
인천의 다음 경기는 모레(1일) 수원FC와의 대한축구협회컵(FA컵) 3라운드입니다. 이어 4일에는 강력한 우승 후보인 울산 현대와 원정에서 맞대결합니다.
[MBN 온라인뉴스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