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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인미답 대기록 놓친 요키시의 미소 “팀이 우선이다”
입력 2020-06-28 05:00 
‘대기록 놓쳐도 팀이 이겨서 기분 좋아.’ 에릭 요키시는 27일 KBO리그 사상 첫 퍼펙트게임의 주인공이 못 됐으나 그의 입가엔 웃음꼿이 피었다. 사진(서울 고척)=김영구 기자
매경닷컴 MK스포츠(서울 고척) 이상철 기자
에릭 요키시(31·키움)의 공 하나하나에 숨죽이며 지켜봤다. 생애 첫 퍼펙트게임에 조금씩 가까워졌다는 걸 그도 잘 알고 있었다.
대단한 발자취를 남길 수도 있었다. 하지만 하늘은 요키시의 편이 아니었다. 38년간 전인미답의 대기록 달성을 허락하지 않았다. 아쉬움이 클 법한데 요키시는 웃기만 했다. 개인 기록보다 팀 승리에 더 의미를 뒀다. 팀 1승의 가치를 그는 잘 알고 있었다.
27일 고척 KIA전에 선발 등판한 요키시는 ‘언터쳐블이었다. 8이닝 1피안타 1볼넷 5탈삼진 무실점. 2시간22분 만에 종료된 ‘스피드 게임이었다.
요키시는 6회초까지 57개의 공밖에 던지지 않으면서 단 1명도 출루를 허용하지 않았다. KBO리그 사상 첫 퍼펙트 게임에 대한 기대감이 커졌다. 7회초 2사에서 프레스턴 터커에게 2루타를 맞기 전까지는.
요키시는 지금껏 더블A에서 노히트노런을 한 번 기록한 적이 있다. 하지만 퍼펙트게임을 해본 적이 없다. 그때 기억을 떠올리며 마인드 컨트롤을 했는데 확실히 (중압감이) 다르더라”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나도 경기 중반부터 퍼펙트게임 기록을 의식했다. 하지만 KBO리그에서 지금껏 퍼펙트게임을 기록한 적이 없다는 건 몰랐다. 볼넷을 주기 싫어서 최대한 스트라이크 존 안으로 공을 던지려고 했다. 그런데 터커가 (아웃코스 투심 패스트볼을) 너무 잘 때렸다. (퍼펙트게임 도전이 아니었다면) 다른 구종을 던졌을 거다”라며 껄껄 웃었다.
경기 전부터 ‘최상의 컨디션이란 걸 직감했던 요키시다. 그는 나도 공격적인 투구를 했으며 KIA 타자들도 공격적인 타격을 했다. 전체적으로 잘 맞아 떨어지면서 투구수 관리도 잘 됐다”라고 이야기했다.

요키시는 27일 현재 10경기에 등판해 7승 2패 평균자책점 1.42를 기록했다. 승리 공동 1위 및 평균자책점 2위다. 퀄리티스타트 달성률이 90%에 이른다. 이닝당 출루허용률은 불과 0.85다.
1년 전과 같은 기간을 비교하면 꽤 차이가 난다. 2019년 초반 10경기에선 4승 1패 평균자책점 3.71을 기록했다. 그는 이제 KBO리그 에이스로 발돋움했다.
자신감이 호투의 비결이라고 했다. 요키시는 내 4가지 구종(투심 패스트볼·커브·체인지업·커브)에 대한 자신감이 있다. 이젠 2S 카운트에서 결정구로 커브를 던질 수도 있다. 최대한 공격적인 투구를 펼치니까 아웃카운트도 빨리 잡게 된다”라고 설명했다.
요키시는 개인 통산 두 번째 완봉승 기회를 놓쳤다. 9회초 마운드에 오른 키움 투수는 조상우였다. 2점 차의 박빙 상황에서 승리 확률이 높은 카드를 꺼냈다. 조상우는 1이닝 1피안타 무실점으로 막으며 10세이브째를 거뒀다. 키움도 29승 18패를 기록하며 선두 NC(31승 14패)와 승차를 3경기로 좁혔다.
아쉬울 법도 하나 요키시의 표정에서 아쉬움을 찾을 수 없었다. 그는 결과적으로 좋은 결정이었다”며 (퍼펙트게임은 물론 완봉승도 달성하지 못했으나) 개인 기록에 연연하지 않는 편이다. 시즌은 길다. 한 경기, 한 경기 내가 맡은 역할에서 최선을 다할 따름이다. 그렇게 하다 보면 기록은 자연스럽게 따라올 것이다”라고 전했다. rok1954@maekyung.com[ⓒ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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