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유럽, 코로나19 진정세…일각 "2차 대유행 와도 괜찮을 것"
입력 2020-06-26 11:52  | 수정 2020-07-03 12:05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처음 강타했을 때 방역에 취약해 위기의 중심이 됐던 유럽이 안정을 되찾아가고 있다고 미국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어제(25일) 보도했습니다.

유럽 각국이 경제활동 봉쇄를 해제한 뒤 한 달째지만, 신규 확진자 수는 대부분의 국가에서 감소하고 있습니다.

독일과 프랑스, 스페인, 이탈리아의 신규 확진자수는 하루 수천 명에서 수백명으로 줄어 여전히 하루 신규 확진자수가 3만3천명을 넘어서며 늘어나고 있는 미국과 대조적입니다.

처음 코로나19가 유럽을 강타했을 때만 해도 유럽 각국은 코로나19 발견이나 방역을 위한 장비를 제대로 갖추고 있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이제 유럽 각국 정부와 보건 전문가들은 올봄과 같은 규모의 위기는 되풀이되지 않을 정도로 많은 것이 바뀌었다고 평가하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2차 대유행이 와도 사태 초기처럼 악화하지는 않을 것으로 낙관하고 있다고 WSJ는 평가했습니다.

유럽은 경제활동 봉쇄 기간 중 검사와 추적, 격리를 위한 시스템을 구축했고, 사회적 거리두기와 마스크 착용도 일상이 됐다

유럽의 코로나19 진앙으로까지 불렸던 이탈리아를 포함해 다른 유럽 국가들이 경제활동 봉쇄를 택할 수밖에 없던 이유는 한국과 다른 동아시아 국가와 같은 효과적인 검사·추적 시스템이 부족했기 때문이지만 이제는 그 격차가 줄어들었다고 WSJ는 전했습니다.

린다 볼드 영국 에든버러 대학 보건학과 교수는 "대부분의 국가는 이제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에 대응할 수 있는 위치에 있다"면서 "검사하고, 추적하고, 격리하는 게 가장 중요한 일"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일부 보건 전문가들은 사람들이 너무 긴장을 풀지 않는다면 2차 대유행은 피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클라우디오 실레오 이탈리아 브레시아 시 보건국장은 "우리는 바이러스와 공존하는 법을 배웠다"면서 "일부 집단감염이 있을 수 있지만, (병원이 부족해) 사람들이 치료를 받지 못하는 상황은 배제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유럽에서 국가별 개인행동 양식에 차이는 있지만, 다수가 사회적 거리두기를 일상생활에서 실천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특히 이탈리아 롬바르디아에서는 야외를 비롯한 공공장소에서 마스크 착용을 의무화했으며, 다른 유럽국가에서도 검사를 늘리고, 접촉 추적자를 고용했습니다. 또 일부는 휴대전화 애플리케이션을 개발해 확진자와 가까운 접촉이 있었던 시민들에게 경고하고 있습니다.

독일은 신규 감염 검사 시스템을 확충했습니다. 독일의 질병관리본부 격인 로베르트 코흐 연구소는 400명 이상의 직원을 고용해 접촉 추적을 맡겼습니다.

프랑스는 보건종사자의 항체검사 비용을 보상하고 있습니다. 보건당국은 최근 몇 달간 치사율이 높은 지역에 무증상자들을 상대로 검사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다만, 유럽 병원들은 가을에 개학하고, 사람들이 실내에 머무르는 시간이 늘어나게 되면 코로나19가 급격히 재확산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하면서 경계하고 있습니다.

키스 닐 영국 노팅엄 대학 전염병학과 교수는 "국가별로 얼마나 빠르고 엄격하게 경제를 봉쇄했느냐, 얼마나 빨리 검사를 확대하고, 신규확진자를 찾고, 잠재적 감염확산자를 격리했느냐에 따라 코로나19 확산에 차이가 있을 수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MBN 온라인뉴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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