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주호영, 文 대통령에 "이렇게 밖에 말 못하나…길 잃었다"
입력 2020-06-26 11:16  | 수정 2020-07-03 12:07

주호영 미래통합당 원내대표가 26일 문재인 대통령의 6·25 전쟁 70주년 연설문과 관련해 "문재인 대통령 길을 잃었다"고 평가했다.
주 원내대표는 이날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문재인 대통령의 연설이 계속 마음에 맴돈다"며 이같이 적었다.
그는 "내가 대한민국의 대통령이라도 이렇게 밖에 말할 수 없는 것일까"라며 "문 대통령이 지난 3년간 김정은과 김여정 등 북한 당국을 접촉하면서 이런 식으로 길을 잃은 것 아닌가"라고 우려했다.
그는 "잘못된 신호를 줘 김정은이 길을 잃게 한 것은 아닌가 우려한다"고 강조했다.

주 원내대표는 "DJ는 '통일 한국의 정치체제는 어떤 것이어야 하느냐'는 물음에 '그건 통일을 이룬 남과 북 사람들이 결정할 문제'라고 얼버무렸다가, 1992년 대선에서 패배하고 영국에서 머물다 돌아와서는 '통일 한국의 정치 체제는 자유 민주주의와 시장경제를 축으로 해야 한다. 현실 사회주의는 모두 실패했다'고 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DJ는 '핵을 갖고 있으면 쌀이 나오느냐, 비료가 나오느냐. 반드시 포기한다. 북한이 핵 보유국이 되면 내가 책임진다'고도 했다"고 덧붙였다.
그는 "DJ의 예측은 빗나갔지만, DJ는 '핵을 포기하라'는 메시지를 포기한 적이 없다"며 "우리가 추구하는 평화는 시장경제와 자유 민주주의를 바탕으로 실현될 수 있다. 정치범 수용소, 고모부와 형을 무자비하게 살해하는 독재정치와 함께 갈 수 없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우리가 원하는 건 '공동묘지의 평화'가 아니다"며 "전쟁이 두려워, 핵무기를 앞세운 협박이 무서워, 함께 잘 살자고 애원하는 게 대한민국의 대북정책이 될 수는 없다"고 말했다.
그는 "문 대통령은 이 점을 강하게 지적해야 한다"며 "헌법은 대통령에게 통일 임무를 부여했고, 그 통일은 자유 민주주의적 기본질서에 기반해야 한다고 규정했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문 대통령과 이 정부의 안보팀에게서 보이지 않는 것은 통일의 방향성"이라며 "이 사람들은 김정은에게 어디로 가야한다고 말하지 않는다. 핵을 포기하라고 딱 부러지게 말한 적이 없다"고 했다.
끝으로 "대통령의 표현은 '남북간 체제 경쟁은 이미 오래 전에 끝났다. 북한은 세계사의 흐름에 함께 해야 한다. 그게 북한 인민을 위한 선택이다. 북한이 핵을 포기하고 한반도 평화에 동참하기 바란다'가 돼야 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앞서 문 대통령은 전날 경기 성남 서울공항에서 열린 6·25 전쟁 70주년 행사에 참석해 기념사에서 "우리는 전쟁을 반대한다. 남북 간 체제 경쟁은 이미 오래 전에 끝났다"며 "우리의 체제를 북한에 강요할 생각도 없다"고 밝힌 바 있다.
[최현주 기자 hyunjoo226@mkinterne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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