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97명 숨진 파키스탄 여객기 추락 직전 조종사 잡담…사고는 인재
입력 2020-06-25 19:31  | 수정 2020-06-26 10:34
【 앵커멘트 】
지난달 파키스탄 남부에서 97명의 목숨을 앗아갔던 여객기 추락 사고, 어이없게도 인재였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습니다.
여객기 조종사가 추락 직전 코로나19를 화제로 관제사와 잡담을 나누다 벌어진 사고였다는 겁니다.
박통일 기자입니다.


【 기자 】
마치 폭격을 맞은 듯 아수라장이 된 사고현장에서 구조대원들이 생존자 수색에 여념이 없습니다.

승객과 승무원 99명을 태운 파키스탄 항공 여객기가 카라치의 진나 국제공항 인근에서 추락한 건 지난달 22일.

기적적으로 2명이 목숨을 건졌지만, 97명은 목숨을 잃었습니다.

그런데 당시 사고는 조종사와 관제사가 규정을 제대로 지키지 않아 발생한 인재였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습니다.


파키스탄 항공부 장관이 의회에 제출한 초기 보고서에 따르면, 여객기는 규정보다 2배 높은 고도에서 착륙을 시도했습니다.

또 랜딩 기어가 나오지 않은 상태로 활주로에 진입하는 과정에서 엔진이 땅에 부딪히며 손상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여객기는 재차 이륙해 재착륙을 시도했지만, 엔진이 가동을 멈추면서 결국 추락했습니다.

▶ 인터뷰 : 주바이르 / 여객기 사고 생존자 (사고 직후)
- "비행기가 활주로에서 다시 솟아오를 때 남녀노소가 모두 비명을 지르고 기도를 했습니다."

이처럼 황당한 실수가 이어진 건 조종사와 관제사가 나눈 잡담이 원인이었습니다.

기장과 부기장 두 조종사 모두 가족이 코로나19에 걸린 상태에서 조종사가 착륙에는 집중하지 않고 관제사와 계속 코로나19 관련 이야기를 나눴다는 겁니다.

이번 조사 결과는 피해 유족과 생존자가 파키스탄국제항공을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 소송에도 영향을 줄 것으로 보입니다.

MBN뉴스 박통일입니다.

영상편집 : 최형찬
MBN APP 다운로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