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죽은 사람이 많아 처참해서 볼 수가 없었다"
입력 2020-06-25 18:21 

이정옥 여성가족부 장관이 "오늘날 대한민국이 세계의 주역으로 확고한 위치를 잡아가고 있는 것은 구국의 일념으로 개인의 안녕을 뒤로 하고 젊음을 바친 여성 참전용사 분들의 용기와 헌신이 있었기에 가능했다"고 밝혔다.
이 장관은 24일 서울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6·25 한국전쟁 여성 참전용사·현역 여군 간담회'에 참석해 "여성 참전 용사 분들에 대한 존경과 감사를 표하고 투철한 사명감으로 국가 방위를 위해 애써주시는 여군 장교 분들의 노고를 격려하는 의미에서 이 자리가 마련됐다"고 밝혔다.
이날 간담회에는 한국전쟁 당시 보병장교로 전방 전투에서 눈부신 활약을 펼친 임동순 예비역 대령(90), 대한민국 최초의 여성 조종사로 전장을 누빈 김경오 예비역 대위(91), 간호장교로 참전한 이현원 예비역 중위(89) 등 6·25 전쟁 여성 참전 군인들이 참석했다. 이 자리에는 현역 여군인 박지원 중령(43), 안희현 소령(41) 등도 참석했다. 박 중령은 1997년 공군사관학교 여생도 1기로 입학해 공군 최초 여성 전투대대 비행대장이 됐다. 안 소령은 1999년 해군사관학교 여생도 1기로 입학해 2017년 해군 최초의 여군 함장이 됐다.
이 자리에서 김경오 예비역 대위는 "이승만 전 대통령이 공군사관학교에서 여성도 뽑아 여성조종사를 양성하라고 해 전국 여고에서 한명씩 추천받아 선발된 15명이 각 도를 대표해 입학했다"면서 "공사 1기생과 같이 입대해 최초의 여군이 됐다"고 밝혔다. 이현원 예비역 중위는 "고3때 6·25 전쟁이 발발했고 1·4 후퇴 때 간호장교로 입대했다"면서 당시를 회상했다. 임동순 예비역 대령도 "당시를 생각하면 가슴이 아프다"면서 "고생도 많이 하고 죽은 사람도 많아 처참해서 볼 수가 없었다"고 말했다.

현역 여군인 박지원 중령은 "1997년에 공사에 들어왔고 참전 선배님들 덕분에 지금 이 자리에 이를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면서 "아이를 키우며 일을 할 수 있는 환경의 기반을 만들어준 여성가족부에 감사드린다"고 밝혔다.
이정옥 여성가족부 장관은 "6.25전쟁의 현장에 남성만 있던 것이 아님을 더욱 알리고 더 다양한 분야에서서 그간 가려져온 여성들의 활약상을 드러내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면서 "여성사 전시관을 통해 여군의 역사를 기록하고 복원하여 알리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박승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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