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이홍식 도박문제관리센터 원장 "`코로나 블루`로 도박 유혹 늘어"
입력 2020-06-25 06:01 
이홍식 한국도박문제관리센터 원장. [이충우 기자]

"코로나 블루(Blue)라고 하는 무력감에 빠진 사람들이 술이나 도박에 몰입하게 되고 중독으로 인해 2차적인 무력감을 느끼면서 악순환의 고리가 생기고 있습니다."
이홍식 한국도박문제관리센터 원장은 최근 매일경제와 만나 이같이 말하며 코로나19 상황 속 불법도박 확산에 대하 우려를 나타냈다.
이 원장은 "사회적 거리두기로 인해 운동을 하거나 대면 활동을 하면서 스트레스를 해소할 방법이 줄어들었다"며 "도박장도 문을 닫으니 도박이 줄어들지 않을까 생각했지만 오히려 집 안에 고립된 사람들을 노리는 불법도박 사이트나 온라인 도박이 판치고 있다"고 진단했다.
국민체육진흥공단에 따르면 올해 3월까지 신고된 불법 경륜·경정 등 도박사이트는 1061건으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2018년 571건, 2019년 670건과 비교했을 때 폭발적으로 늘어난 수치다.
불법도박은 다양한 모습으로 진화를 거듭하고 있다. 이 원장은 "과거에는 게임 형태의 도박이 인기였다면 최근엔 홀짝과 같은 단순한 방식으로 즉각적인 보상을 주는 도박이 성행한다"며 "최근 문제가 되는 FX마진거래도 사행성 홀짝의 일종으로 젊은 사람들이 쉽게 빠져들도록 SNS로 홍보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코로나 상황 속에서 불법도박의 위험성은 커지고 있지만 예방과 치료는 더욱 어려워졌다. 이 원장은 "전세계적으로 코로나 속 도박 문제에 제대로 대처하고 있는 곳이 없고 모두 혼란 속에 있다"며 "도박중독의 심각성은 커지는데 도움을 줄 수 있는 대면 서비스 등은 줄어들고 있는 모습"이라고 설명했다. 또 "특히 일자리를 잃는 등 경제적인 압박을 받는 취약한 사람들이 쉽게 유혹에 빠지는 것이 큰 문제"라고 덧붙였다.
이 원장은 불법도박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선 인식의 전환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도박 중독은 병이고 스스로 해결해내기 어려운 큰 문제라는 경각심을 갖는 것이 제일 중요하다"며 "특히 어릴때부터 도박에 노출되면 중독되기 쉽기 때문에 부모와 교사 등 어른들의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또 도박중독으로 어려움을 겪는 경우 전문가의 도움을 받을 것을 권고했다. 이 원장은 "도박에 한번 중독되면 끊지 못한다는 건 잘못된 얘기"라며 "본인 의지에 따라 도박에서 완전 손을 떼고 공부해서 도박문제관리센터의 직원이 된 사람들도 있다"고 밝혔다. 이어 "코로나 이후 새로운 비대면 예방과 치료, 인터넷 상담을 시행하고 있으니 전문가의 도움을 받길 바란다"고 했다.
한국도박문제관리센터는 지난 2013년 설립된 공공기관으로 도박중독 예방과 치유 및 재활 서비스 등을 제공하고 있다.
[김금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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