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트리플 호재` 코스피…전고점 재도전?
입력 2020-06-24 17:29  | 수정 2020-06-24 19:54
6월 거침없이 치고 올라가던 코스피가 '박스권'에 갇혔다가 미국 나스닥 호황, 각종 경제지표 안정, 국내 수출 개선 등 '트리플 호재'에 오랜만에 반등했다. 24일 코스피는 전일 대비 1.42% 상승한 2161.51을 기록해 지난 11일 이후 약 2주 만에 2150 선을 넘어섰다. 유동성의 힘과 실물경기 회복 기대감으로 올랐던 코스피가 숨 고르기를 한 뒤 상승 탄력을 얻는 모습이다.
6월 들어 코스피는 크게 올랐다. 1일 2065.08이던 지수가 열흘 만인 10일 2195.69까지 치고 올라갈 정도였다. 그러나 미국 증시가 코로나19 2차 팬데믹 우려로 주저앉자 코스피도 함께 무너졌다. 11일부터 하락한 증시는 15일까지 3거래일 동안 7.6% 빠질 정도였다. 이후 16일 다시 급반등(5.28% 상승)했지만 이후 계속 하락에 가까운 보합세를 보여 왔다.
그러던 코스피가 24일 다시 반등한 중요한 이유 중 하나로 꼽히는 것은 미국 주식시장, 그중에서도 나스닥의 급등이다. 나스닥은 기술주 위주로 구성돼 있는 증시로, 코스피와 증시 구조가 비슷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실제로 코스피 시가총액 1~10위 중 반도체, 인터넷, 바이오, 2차전지 등 기술주에 속하는 종목이 9개나 된다.
코로나19 재확산 우려에도 실물경기지표가 개선되고 있다. 지난 4월 사상 초유의 '마이너스 유가'까지 나왔던 WTI(서부텍사스산원유) 원유선물가격이 배럴당 40달러 선에 안착했다. 23일(현지시간) 3개월여 만에 처음으로 배럴당 40달러를 기록했던 WTI 원유선물가격은 24일에도 40달러를 유지했다. 경제 재개가 본격화되고, 산유국들 감산이 지속되면서 가격이 안정을 찾은 것이다.

한국 수출지표도 6월 들어 회복 조짐을 보이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코로나19로 인해 경제활동에 제동이 걸리기 전인 지난 3월까지 400억달러 선을 유지했던 한국 수출은 4월과 5월 들어 각각 363억달러, 349억달러로 크게 줄어들며 전년 동기 대비 각각 25.6%, 23.6% 하락을 기록했다. 그러나 유진투자증권이 예상한 6월 수출 금액은 401억달러로 400억달러대를 회복할 것으로 보인다. 전년 동기 대비 감소율도 8.9%로 3개월 만에 한 자릿수로 줄어들 전망이다.
글로벌 차원에서도 마찬가지 현상이 감지되고 있다. 미국과 유럽연합(EU)의 제조업과 서비스업 PMI가 개선되면서 전 세계 투자심리 회복에 기여했다. 미국의 6월 마킷 제조업 PMI 잠정치는 49.6, 서비스업 PMI 잠정치는 46.7로 모두 최근 4개월 중 최고치를 기록했다. 유로존의 6월 마킷 제조업·서비스업 PMI 잠정치 역시 모두 예상치를 상회했다.
신동준 KB증권 리서치센터장은 "글로벌 경제는 역사상 '가장 깊지만 짧은 침체'를 겪을 가능성이 높다"면서 연내 코스피 고점을 2350으로 상향했다. 코로나19 발발 전 코스피 고점이 2267.25였다는 점을 감안하면 상승 쪽에 무게를 두고 있다는 의미다.
다만 낙관론을 내세우기에는 조심스러운 부분도 있다. 미국에선 코로나19 확진자가 계속 늘어나고 있고, 중국 베이징에서 '더 강력한' 코로나19가 발발했다는 소식 등이 증시를 가라앉힐 수 있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6월 수출이 개선됐다고는 하지만 중국 쪽 수출이 양호한 흐름으로 간 것이지 미국과 EU 쪽 수출은 여전히 좋지 않다는 등도 리스크다.
[박인혜 기자 / 안갑성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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