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소설가 신경숙, 장편으로 돌아오다
입력 2020-06-23 17:04 
신경숙 소설가.

칩거 중인 소설가 신경숙(57)이 본격적인 작품 활동을 재개하며 새 행보를 알렸다. 장편소설을 웹진에 게재하며 본격 창작에 나서면서다.
출판사 창비는 신경숙 소설가의 신작 장편소설 '아버지에게 갔었어'를 창비가 운영하는 웹매거진에 주 2회 연재한다고 23일 밝혔다. 첫 회분은 23일 오전 공개됐다.
출판사 창비에 따르면, 신작은 아버지의 이야기를 '나'의 '글쓰기' 문제와 결합해 풀어나가는 작품이다.
신작 소설은 "엄마가 병원에 입원하기 위해 여동생을 따라나서자 J시의 오래된 집에는 아버지 홀로 남게 되었다'는 문장으로 시작된다. 집에 홀로 남게 된 아버지를 보러 가기 위해 '나'가 기차에 오르며 이야기는 시작된다.

창비 측은 "눈앞에 펼쳐질 듯 생생한 J시와 그 안에서 평생을 살아온 아버지의 지나온 삶이 겹쳐지며 순식간에 '나'를 아버지의 삶 속으로 끌어당긴다"고 소개했다.
신경숙 작가의 고향이 전북 정읍이라는 사실을 고려할 때 J시에서의 '나'의 이야기는 신경숙 작가의 자전적 소설임을 환기한다.
특히 '엄마를 부탁해'로 모성을 다뤘다면 이번에는 부성의 자리에 가닿는다.
신경숙 소설가는 웹진 해당 페이지에서 '연재를 시작하며'라는 제목의 원고지 5매 분량 글을 우선 게재했다.
창비 웹매거진에 소개된 신경숙 새 장편 안내 페이지.
신경숙 작가는 "아버지 이야기를 반쯤 썼다. 어떻게 마무리가 될지는 저도 다 써봐야 알겠다"며 "여름이 지나 완성이 되었을 땐 다만, 삶의 낯섦이나 고통들과 일생을 대면하면서도 매번 자신의 자리를 지켜낸 익명의 아버지들의 시간들이 불러내졌기를 바라본다"고 썼다.
이어 그는 "언제나 지금도 뭔지 당신 뜻대로 되지 않은 힘겨움 앞에 서 계시는 나의 아버지께 이 작품을 드리고 싶은 마음으로 쓴다고 말하고 싶으나 사실은 오그라든 제 마음을 회복하기 위해 쓰는 것인지도 모르겠다"며 "부디 작품을 무사히 마칠 수 있도록 지켜봐달라"고 당부의 말을 남겼다.
신경숙 작가는 4년 만의 칩거를 마치고 작년 여름에도 창비의 문예지에 새 단편을 실은 바 있다. 계간 '창작과비평' 2019년 여름호였다. 당시 새 소설엔 고(故) 허수경 시인의 삶과 이별을 담았다.
신경숙 작가가 장편을 공개하는 건 2015년 표절 논란을 겪은 후로 5년 만이다. 창비 측은 "올해 가을 즈음 연재를 끝낸 뒤 올해 안에 단행본으로 출간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김유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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