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아시아 최대 빈민촌서 코로나19 확산세 주춤, 비결은?
입력 2020-06-23 13:58 

'사회적 거리두기'가 사실상 불가능한 지역으로 꼽히는 인도의 아시아 최대 빈민촌에서 코로나19 확산이 통제돼 주목받고 있다.
BBC방송은 23일 인도 뭄바이의 슬럼가 다라비 지역의 코로나19 확산세가 최근 꺾이기 시작했다고 보도했다.
다라비에서 4월 1일 첫 감염자가 발생했을 때만 하더라도 인도의 방역 전문가들은 이곳이 코로나19 확산의 '핫스폿'(집중 발병 지역)이 될 것으로 우려했다. 2㎢ 남짓한 좁은 지역에 50만∼100만명가량이 살 정도로 주거 환경이 밀집됐기 때문이다.
주택들이 네모난 성냥갑을 붙여 놓은 것처럼 배치된 다라비는 화장실이 없고 침실과 간단한 부엌만 갖춘 작은 집에 7~8명 이상 몰려 산다.

이로 인해 주민들 대부분이 1500여개의 공용 화장실을 이용한다.
길도 좁아 사회적 거리두기는 말조차 언급하기 어려운 환경이다.
이런 최악의 환경에 5월 들어 연일 코로나19 확진자가 수십명씩 나왔다. 그러나 어느 순간 확진자 수는 43명에서 19명으로 줄었다.
현재 누적 확진자 수는 2000명 수준으로 적다고 볼 수는 없지만, 애초 전문가들이 예상한 최악의 감염 사태는 피했다는 분석이다.
반면 뭄바이에서는 이날 현재 6만7586명의 누적 확진자가 나올 정도로 확산세가 심각한 상황이다.
다라비의 바이러스 확산세가 주춤해진 것은 강력한 주민 통제 조치와 각종 지원 등 민관이 총력 대응한 결과라고 현지 언론은 분석했다. 당국은 다라비가 가진 '전염 폭발성'을 간파하고 일찌감치 경찰과 의료진을 집중적으로 투입했다. 언론을 통해 다라비의 심각성이 알려지면서 자원봉사자들도 대거 가세했다.
화장실 등 공용 시설에 대한 방역 관리에도 주의를 기울였다. 사람들의 외출을 최대한 막기 위해 무료 음식도 제공했다.
거주민 중 15만명 이상이 고향으로 돌아가면서 인구 밀집도가 낮아진 것도 바이러스 확산 억제에 도움이 된 것으로 알려졌다. 귀향한 이들은 코로나19 억제 관련 봉쇄 조치로 일자리를 잃자 다라비를 떠난 것으로 전해졌다.
[이상규 기자 boyondal@mkinterne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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