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전두환 살인죄로 처벌해야"…'녹화사업' 피해자들 고소·고발
입력 2020-06-23 12:39  | 수정 2020-06-30 13:05

1980년대 전두환 정권에서 국군보안사령부(보안사)가 주도한 강제 징집과 녹화사업(녹화공작)의 피해자·유족들이 전두환 전 대통령 등을 살인 등 혐의로 검찰에 고소·고발했습니다.

녹화·선도공작 의문사 진상규명 대책위원회는 23일 서울중앙지방검찰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전두환과 최경조(당시 보안사 대공처장), 서의남(당시 보안사 대공과장)을 살인과 직권남용(병역법 등 위반) 등 혐의로 수사해 달라는 고소·고발장을 제출한다"고 밝혔습니다.

대책위는 "강제징집에 이은 반인륜 녹화·선도공작으로 숨진 9명의 희생자는 사상·양심의 자유를 짓밟히며 죽임을 당했습니다. 관련자를 반드시 살인 교사와 살인죄로 처벌해야 한다"고 촉구했습니다.

전두환 정권은 1980년 중반부터 1984년 11월까지 민주화 운동을 벌이다 제적·정학·지도휴학 처리된 대학생들을 당사자 의사와 무관하게 강제 입대시켰습니다.


보안사는 또 '녹화사업'이라는 이름으로 1982년 9월부터 1984년 12월까지 강제징집 인원 등을 대학 내에서 시위 계획 등의 첩보를 수집하는 일명 '프락치'로 활용하는 공작을 벌이기도 했습니다.

국방부 과거사위는 2006년 강제징집·녹화사업 진상조사 결과를 발표하면서 전두환 전 대통령이 이런 활동을 지시했다고 결론지었습니다.

이들은 1982년 1월 2일 서울대 이진래, 1982년 7월 23일 연세대 정성희 등 희생자 9명의 이름과 사망 일시를 하나하나 언급하며 "40여 년 세월이 흐르고 있는데도 이들이 어떤 경위로 사망했는지 국가는 아직껏 밝히지 못하고 있다"고 비판했습니다.

이어 "이런 일이 다시는 재발하지 않기 위해서라도 의문사는 반드시 실체가 규명돼야 하고 반인륜 공작 범죄자들은 처벌돼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대책위는 이날 오후 서울 용산구 국방부를 방문해 당시 보안사가 녹화공작 피해자들에 대해 기록한 보고서 등에 대한 정보공개 청구를 할 예정입니다.

대책위는 "보안사 후신인 군사안보지원사령부에서 2천여 명에 이르는 녹화공작 피해자들의 자료를 보관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며 "국가가 정보공개를 통해 이 사건을 직접 소명하고 피해자들의 명예를 회복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MBN 온라인뉴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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