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확진자 나오면 안 되는데" 항운노조 전전긍긍…제도 개선 촉구
입력 2020-06-23 12:13  | 수정 2020-06-30 13:05

코로나19 집단 감염이 확인된 러시아 선박 선원과 많은 수의 항만 노동자들이 밀접 접촉한 것으로 확인되면서 부산항운노조에도 비상이 걸렸습니다.

오늘(23일) 오전 부산 중구 연안여객터미널 4층에 있는 항운노조 사무실에서는 직원들이 분주하게 움직이며 대책을 논의하는 모습이었습니다.

이날 부산해수청 주관으로 부산항만공사, 물류협회, 하역사 등이 모여 열린 회의에도 노조 관계자가 참석해 동향을 파악하고 항만 운영과 관련된 의견을 제시했습니다.

러시아 선원들과 직간접 접촉자로 분류된 노조원 124명은 현재 자가격리 중인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이 가운데 17명은 자택에서 격리가 어려워, 감천지부 컨테이너 사무실에 모여 함께 생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항운노조 한 관계자는 "40피트짜리 컨테이너에서 생활하고 있는데 이들이 제대로 머물 수 있는 공간이 마련돼야 할 것 같다"고 말했습니다.

노조원들은 불안감을 호소하고 있습니다.

노조 한 관계자는 "조합원도 불안하고 시민들 불안 심리도 고조될까 봐 우려된다"면서 "124명에 대한 완벽한 동선 등을 못 챙겼다면 혹시 모를 방역에 구멍이 있지 않겠나 우려된다"라고 전했습니다.

이날 해수청 주관 회의에서 124명에 대한 전수 검사를 하기로 결정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노조 한 관계자는 "조합원 주거지별로 보건소에서 실시하기 위해 인적사항 넘겼다"면서 "내일부터 차례대로 검사가 모두 진행되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습니다.

다수 조합원이 자율 격리에 들어가면서 감천항 하역작업은 중단됐습니다.

노조 한 관계자는 "감천항 동쪽 부두(1∼4부두)에 어젯밤부터 작업이 중단됐고 오늘도 배 11척 대는데 하역 작업은 하지 않는다"면서 " 작업재개는 124명에 대한 검사가 끝나야 논의될 것이고 만약 확진자가 나올 경우 작업 재개는 어렵지 않겠나 판단한다"고 전했습니다.

노조는 항만 노동자가 안심하고 일할 수 있는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고 말합니다.

집단감염이 확인된 러시아 선박은 검역관이 승선해 검역하는 '승선 검역'이 아니라, 관련 서류만 심사해 검역증을 내주는 전자 검역을 했다가 이번 사태가 발생했습니다.

노조는 "해외 유입도 심심치 않은데 검역을 강화하지 않으면 마음을 놓을 수가 없다"면서 "지금도 1차 음성으로 나온다고 해도 2차 검진에서 양성이 나올지 모르니 어떻게 인력을 투입해야 할지도 걱정이 앞선다"고 말했습니다.

[MBN 온라인뉴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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