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맞벌이 가구가 줄어들고 외벌이 가구가 크게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제조업 등 양질의 일자리가 사라지면서 부부 중 한명이 직장을 잃고 맞벌이에서 외벌이로 전환된 결과로 풀이된다.
23일 통계청이 발표한 '2019년 하반기 지역별 고용조사 맞벌이 가구 및 1인 가구 고용동향'에 따르면, 지난해 10월 기준 배우자가 있는 가구(1230만5000가구) 가운데 맞벌이 가구는 566만2000가구로 전년대비 1만3000가구(-0.2%) 감소했다. 비중도 전년보다 0.3%포인트 줄어든 46.0%를 차지했다.
2013년 이후 꾸준히 증가했던 맞벌이 가구 수가 감소세로 돌아선 것은 2017년 이후 작년이 두 번째다. 통계청 관계자는 "지난해 배우자가 있는 가구 수가 6만1000가구 늘어나면서 분모가 크게 증가한 영향으로 맞벌이 가구 비중이 소폭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을 뿐 장기적인 추세에선 맞벌이 가구 수가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조사가 이뤄진 작년 10월은 정규직이 많아 안정적인 일자리로 꼽히는 제조업 취업자가 통계 작성 후 최장기인 19개월 연속 감소세를 지속하고 금융업 취업자도 10개월 연속 감소세를 기록했던 때다. 특히 경제활동 중심축인 30, 40대 취업자가 감소했다는 점에서 고용시장 악화가 맞벌이 부부 감소에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나온다.
그나마 맞벌이를 유지하고 있는 가구의 고용 상황은 더 열악해진 것으로 조사됐다. 맞벌이 부부의 주당 평균 취업시간은 41.1시간으로 전년대비 0.8시간 감소했다. 가구주의 산업별 맞벌이 가구 비중은 농림어업(83.2%), 도소매·숙박음식점업(62.6%), 사업·개인·공공서비스업등(56.2%)에서 높게 나타났다. 가구주의 직업별 맞벌이 가구 비중은 농림·어업 숙련 종사자(83.8%), 서비스 종사자(65.0%), 판매 종사자(61.2%) 순이었다.
[양연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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