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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①]닐로 "믿든말든 사재기 안 했다…색안경 빼고 들어주길"
입력 2020-06-23 07:01 
싱어송라이터 닐로가 데뷔 첫 인터뷰를 통해 자신을 둘러싼 사재기 의혹에 대한 심경을 직접 털어놨다. 제공|리메즈엔터테인먼트
[매일경제 스타투데이 박세연 기자]
싱어송라이터 닐로(본명 오대호, 30)가 10개월 만에 두번째 미니앨범 어바웃 미(About Me)로 돌아왔다. 2015년, 닐로라는 이름의 솔로 아티스트로 음악 활동에 나선지 어느새 5년이 된 그는, 이번 앨범 발매에 앞서 데뷔 후 처음으로 언론 인터뷰에 나섰다.
새 앨범을 홍보하기 위해 흔히 진행되는 인터뷰지만, 닐로의 인터뷰는 좀 특별했다. 공전의 히트곡 지나오다가 음원차트 1위라는 파란을 일으켰지만 그 곡으로 인해 음원 사재기 의혹을 받게 된 뒤 해당 이슈의 대표 가수로 수년째 거론되는 상황에서 진행된 첫 번째 정면돌파였기 때문.
특히 올 초 방송된 SBS 그것이 알고 싶다(이하 그알)에서 음원 사재기 의혹을 다루며 닐로 등의 사례를 대표적으로 적시하면서 2년 만에 다시 논란의 중심에 서기도 했지만, 그알 측이 닐로 등의 목소리를 충분히 반영하지 않았다는 내용의 반론 보도문을 게재하는 등 닐로를 둘러싼 이슈는 세간의 단정적 평가와 달리 엄연히 의혹 수준에 그치는 만큼, 이번 인터뷰가 구체적인 해명의 장이 될 지 개인적인으로 궁금하기까지 했다.
이같은 궁금증을 안고 만난 닐로는, 인터뷰 내내 시종 담담했다. 관련 이슈에 대한 질문에도 피하거나 주저하지 않고, 격정적인 토로도 없이 그저 담담하게 지난 시간과 현재의 심경을 전할 뿐이었다.
"사실 그것(음원 사재기)에 대해, 당시에도 그랬고 지금도 그랬고 슬프거나 우울하다거나 한 건 별로 없어요. 나는 아니니까 괜찮다는 마음이 컸죠. 다만 힘들었던 부분은, 주위 사람들이 힘들어해서, 그게 좀 힘들었죠. (사재기) 안 했는데, 공신력 있는 기관에서 조사를 하면 다 밝혀지겠지 생각했는데 안 밝혀지더라고요. 사재기를 당연히 안 했는데, 지금 상황에서 내가 안했다는 걸 밝혀낼 수 있는 방법이 내 선에선 없는 것 같아요. 그래서 답답한 마음이 크죠."
닐로는 음원차트 급상승의 배경에 대해 음악적으로 자신이 있었고 꾸준히 성장 추세였기 때문에 "마케팅이 더해지면 1위도 가능했던 일이라고 생각한다"고 소신을 드러냈다. 제공|리메즈엔터테인먼트
군 전역 후 아카펠라 그룹을 결성해 활동하다 2015년 솔로 아티스트로 나선 닐로. 소속사 없이 온전히 제 손으로 만든 곡을 발표하면서 괜찮은 음악으로 인디신에서 입소문을 탄 그는 2017년 지나오다가 수록된 첫 미니앨범 어바웃 유(ABOUT YOU)를 발표하고, 이후 현 소속사인 리메즈 엔터테인먼트에 들어갔다. 소속사는 닐로의 좋은 음악을 홍보하기 위해 당시로선 신선한 기법이던 SNS 기반 마케팅을 진행했고, 마케팅 이후 이 곡은 음원차트에서 빠른 속도로 순위가 오르더니 불과 며칠 만에 최상위권까지 치고 올라가며 대박이라 할 만한 성과를 일궈냈다.
하지만 음원차트 1위를 달성한 기쁨도 잠시. 당시 기준 아는 사람만 알던 인디 뮤지션의 곡이 소위 대중픽 차트에서 급격한 상승곡선을 그려낸 데 대해 많은 이들이 의심스런 눈초리를 보냈다. 페북 마케팅이 가져온 드라마틱한 결과는 전혀 예상하지 못한 부분이었다는 게 당시 소속사의 해명이었지만 그렇게 닐로를 둘러싼 사재기 의혹이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극단적 상승곡선을 그린 그래프 앞에, 의혹은 합리적 의심이라는 표현과 함께 사실상 사재기로 치환됐고 소속사의 어떤 해명도 통하지 않았다. 그는 "2018년 처음 (사재기) 이슈가 터졌을 때 말하고 싶은 게 있었는데, 내가 유명한 방송인도 아니고 그저 음악하는 사람인데 인터뷰까지 한다고 하면 어차피 변명으로밖에 안 들을 것 같았기 때문에 안 해왔던 것"이라고 직접 해명에 나서지 않았던 이유를 설명하기도 했다.
뒤늦게나마 궁금했다. 소속사의 마케팅이 가져온 뜻밖의 결과라 하더라도, 닐로 본인은 어떻게 그와 같은 급상승 그래프가 나올 수 있었다고 생각하고 있을까.
닐로는 자신에 대한 색안경을 빼고 온전히 음악을 들어달라는 당부와 바람을 전했다. 제공|리메즈엔터테인먼트
"물론 1등은 당연히 생각도 안 했지만, 저는 제 음악에 대해 확신이 있었어요. 닐로로 활동한 지 5년차가 됐지만 3~4년 정도 혼자 하면서 내 음악을 몇 명이 듣는지 볼 수 있었죠. 대부분 메이저 음악은 정상을 찍고 떨어지는데, (소속사 계약 전) 저는 아무 마케팅 없이도 계속 300~400위 이상 오르고 있었어요. 점점 오르는 걸 3년 동안 봐와서 그런지, 음악이 많은 사람들에게 알려지면 이렇게 될 수도 있는 거구나 싶었죠. 딱히 이상하게 생각 안 했는데 그렇게 된 거죠."
다만 닐로는 "천천히 올라갔으면 좋았을텐데 하는 아쉬움은 있다"고 말을 이었다. "처음에 (의혹이) 터졌을 땐 그냥 하던대로 혼자 음악할걸 하는 생각도 했어요. 우리 회사가 싫은 게 아니라, 혼자 할 땐 제 음악 좋아해주는 분이 100명이라면 100명 중 100명이 좋아해주셨었는데, 지금은 100명 중 90명은 색안경을 끼고 봐주시니까, 슬픈 게 아니라 답답했어요."
한 적이 없는 행위의 실체가 드러난 게 전혀 없음에도 졸지에 사재기의 대명사가 돼 버린 닐로. 그는 "뭔가 다시 제기되면 또 다시 거론되곤 하니 답답하다"면서도 "색안경을 벗고 내 음악을 들어봐주시면 좋겠다"는 바람을 내놨다.
"제가 무슨 음악을 하든, 그 음악이 좋건 안 좋건 악플이 달릴 것을 알고 있어요. 그분들을 설득시킬 자신은 전혀 없어요. 그렇기 때문에 제 말을 믿고 안 믿고는 상관 없는데, 한 번 음악을 들어봐주시고 안 좋으시면 안 들으셔도 되니, 그냥 색안경을 빼고 제 음악을 한 번만 들어봐주시면 좋겠습니다."
한편 닐로는 지난 16일 오후 6시 각종 온라인 음원사이트를 통해 두 번째 미니앨범 어바웃 미를 발매했다. 이번 앨범은 어바웃 유의 연장선상에 있는 앨범으로, 좀 더 성숙해진 나의 입장에서 다양한 사랑의 이야기를 그렸다. (인터뷰②에서 계속)
psyon@m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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