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세계 경제가 큰 타격을 입었지만, 국내 노트북 시장은 온라인 개학과 재택근무 효과로 뜻밖에 나쁘지 않은 실적을 거뒀습니다.
특히 대형 노트북을 앞세운 LG전자가 판매량을 크게 끌어올리며 삼성전자의 1위 자리를 노리고 있습니다.
오늘(22일) 시장조사업체 IDC에 따르면 1분기 국내 노트북 시장 규모는 86만5천542대로 지난해 같은 기간 86만5천996대보다 0.1% 소폭 감소했습니다.
같은 시기 글로벌 노트북 시장 규모가 3천664만6천534대에서 3천324만2천342대로 6.3% 줄고, 미국은 891만6천575대에서 810만3천914대로 9.1% 감소한 데 비해 선방한 결과입니다.
1분기 국내 스마트폰 시장이 10%대의 감소세를 보인 것을 봐도 나쁘지 않은 수준입니다.
업계는 개학 시즌이자 성수기인 1분기 코로나19 악재에도 불구하고 온라인 개학 및 강의, 재택근무가 확산한 덕분이라고 분석했습니다.
노트북 시장의 최근 트렌드로는 대형화 현상이 뚜렷했습니다.
1분기 크기별 노트북 판매량은 14형 이하 모델이 20만366대로 전년 동기보다 27% 감소했지만 15형 이상 모델은 66만5천176대로 12% 증가했습니다.
이에 따라 14형 이하 모델의 시장 점유율은 지난해 1분기 31.5%에서 올해 1분기 23.1%로 낮아졌고, 같은 기간 15형 이상 모델의 점유율은 68.5%에서 76.9%로 높아졌습니다.
이 덕분에 대형 모델에 주력한 LG전자의 판매 실적도 급상승했습니다.
1분기 업체별 노트북 판매량은 삼성전자와 LG전자가 나란히 30만8천여대로, LG전자가 삼성전자와 거의 동률이었습니다. 이어 레노버와 HP, 아수스, 애플 등 외국 업체가 4만~5만여대를 팔았습니다.
지금까지 삼성전자 1위, LG전자 2위로 굳어진 국내 노트북 시장에서 LG전자가 약진한 것은 대형·초경량 제품인 LG그램의 성공에 따른 결과로 업계는 풀이했습니다.
실제로 지난해 출시된 17형 LG그램 일부 모델은 구매까지 3주 이상 기다려야 할 정도로 인기를 얻었습니다. 지난해 국내 17형 이상 대형 노트북 시장도 LG그램 출시와 맞물리면서 전년보다 5배 이상 성장했습니다.
업계는 온라인 강의와 재택근무의 확산으로 2분기 국내 노트북 시장이 성장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다만 노동력과 부품 부족에 따른 공급 차질이 발목을 잡을 수 있다는 지적도 있습니다.
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 이후 속도가 붙는 디지털 대전환이 노트북 수요 증가로 이어지고 있다"며 "대형·초경량 제품 위주의 시장 재편에 맞춰 제조사로선 생산력을 끌어올려 효율적으로 소비자 수요에 대응하는 것이 급선무"라고 말했습니다.
[MBN 온라인뉴스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