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대북전단' 단속에 사라진 박상학…이재명 테러 위협도
입력 2020-06-21 19:30  | 수정 2020-06-21 20:01
【 앵커멘트 】
대북전단에서 시작한 남북 긴장이 갈수록 고조되고 있습니다.
박상학 자유북한운동연합 대표는 대북전단 100만 장 살포를 고집하고 있는데요.
정치부 신동규 기자와 이 뉴스 추적하겠습니다.

【 질문 1 】
신 기자, 논란의 중심에 있는 박상학 대표가 지금 행적이 묘연하다고요?

【 기자 】
우리나라에서 대북전단을 보내는 탈북민 단체는 여러 곳이 있지만, 자유북한운동연합이 가장 적극적으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박상학 대표가 이끄는 단체인데, 지난 2004년부터 북한으로 대북전단을 보내는 작업을 주도하고 있습니다.

박상학 대표의 동생인 박정오 대표가 이끄는 탈북민 단체 큰샘은 최근 남북상황을 고려해서 페트병에 쌀을 담아 보내는 활동을 중단하기로 했는데요.

자유북한운동연합은6·25 70주년에 대북전단 100만 장을 날리겠다는 당초 계획을 실행하겠다며 고집을 꺾지 않고 있습니다.


이렇다보니 통일부와 경찰은 어떻게든 박 대표를 설득하려 하고 있지만, 박 대표는 현재 행적이 묘연한 상태입니다.

휴대전화를 받지 않고 사무실도 신호음만 가고 응답이 없습니다.

모처에서 대북전단 살포 작업을 준비 중인 것으로 추정할 수 있어 보이는데, 경찰에서는 박 대표 행방을 추적하고 있습니다.


【 질문 2 】
정부와 경찰에서 대북전단 살포를 막는데도 왜 이렇게 고집하는 이유가 특별히 있을까요?

【 기자 】
박상학 대표는 북한 주민들을 김정은 위원장의 독재에서 해방시켜야 한다면서 대북전단 사업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북한 주민들이 속고 있으니까 진실을 전해야 한다는 일종의 사명감이라고 주장하는데요.

박 대표가 6년 전에 한 언론 인터뷰에서 대북전단 활동에 몰입하게 된 이유를 밝힌 적이 있습니다.

탈북 초기에는 평범하게 남한에서 살아남기 위해 열심히 일했다고 합니다.

그런데 나중에 탈북한 사람에게서"숙부는 국가안전보위부에 끌려가 사망하고, 3년 사귄 약혼자는 박 대표의 행방을 추궁하는 과정에서 모진 고문을 당했다"는 이야기를 듣고 대북활동가로 나서게 됐다고 주장했습니다.


【 질문 3 】
그런데 갑자기 이재명 경기도지사에 대해 가스통을 폭발시키겠다는 위협이 있었다고요?


【 기자 】
네, 신원이 밝혀지지 않은 한 인물이 지난 13일쯤 페이스북에 '이재명 집 근처에서 대북전단 날릴 예정'이라고 글을 올렸는데요.

남북 접경지를 관할하는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대북전단 살포에 강경 대응 입장을 밝히면서, 이에 대한 분노를 터뜨린 것으로 추정됩니다.

경찰이 상황 파악에 나서자 다시 글을 올려서 "이재명 집 근처에서 작업할 것"이고 "경찰이 물리력을 동원한다면 기꺼이 수소 가스통을 열어 불을 붙일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도지사에 대한 테러 위협으로 받아들여질 수 있는 문제라서 경기도청과 도지사 공관 그리고 이 지사의 자택에 경찰 100명 정도가 배치된 상태인데요.

인근 주민들은 불안감을 호소하고 있습니다.

직접 들어보시죠.

▶ 인터뷰 : 경기도민
- "그 사람들이 그런 행동을 하지 말아야 되는 거죠. 국민으로서. 괜한 인력을 배치하고 있는 거잖아요. 왜 그런 일을 만들게 하는지… "




【 질문 4 】
북한 내부에서도 탈북민과 관련한 조사가 진행 중이라는데, 탈북민들이 아무래도 신경이 곤두설 것 같은데요.


【 기자 】
저희 MBN 취재에 따르면 북한이 탈북민 가족 색출을 목적으로 행방불명자에 대한 전수조사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탈북민 단체가 북한 체제를 위협하는 활동을 하다보니 이를 막기 위한 수단으로 활용하는 것 같습니다.

탈북민 단체 관계자 이야기 들어보겠습니다.

▶ 인터뷰(☎) : 탈북민 단체 관계자
- "이번 탈북자 문제가 이렇게 부각되고 하니까 김여정 지시에 의해서 전국적으로 탈북자 재조사한다고 해요."

탈북민 입장에서도 혹시나 북한에 남아있는 가족들에게 피해가 갈 가능성에 대한 우려가 클 것으로 보입니다.

【 질문 5 】
찾아서 뭘 어쩌겠다는 것인지 걱정도 되는데….
이렇게까지 하는 이유가 대체 뭔지 여전히 궁금해요.
대북전단 하루 이틀 날린 것도 아닌데, 유독 이번에 이렇게 민감한 이유는 뭔가요


【 기자 】
대북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평양에 대북전단이 살포된 것 아니냐는 이야기가 돌고 있습니다.

보통 풍선에 달아서 날리면 접경지역이나 군사분계선을 넘지 못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례적으로 바람을 잘 타서 평양까지 갔다는 것이죠.

평양 시민들이 전단을 직접 주워서 고위층에 보고가 됐고 내부적으로도 강한 대응을 할 수밖에 없게 됐다는 것인데, 전문가 이야기 들어보겠습니다.

▶ 인터뷰(☎) : 고영환 / 전 국가안보전략연구원 부원장
- "전단이 어디 치명적인 장소에 떨어지지 않았을까요? 군단 지휘부든가, 평양이든가, 김일성 동상 앞이든가…."

앞서 박상학 대표는 드론을 이용해 평양에 전단 1만 장을 살포했다는 주장을 편 적도 있었는데, 아직까지 북한에서 이와 관련한 언급을 내놓은 바는 없습니다.


【 앵커멘트 】
북한 내부 사정에 대해서는 확인하기가 워낙 어렵습니다만, 정말로 평양에 살포가 됐다면 그냥 넘어가기 어려웠겠다는 생각은 드네요.
신동규 기자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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